상속

아버지 유언장이 자필이 아닌 것 같은데, 상속 지분이 달라질 수 있나요

정홍철 변호사2026.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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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목적으로 구성한 가상 사례입니다. 실제 의뢰인의 사건이나 상담 내용을 옮긴 것이 아니며, 등장하는 인물·회사·지역·수치는 모두 가상입니다. 특정 인물이나 사건과 유사해 보여도 무관하며, 예측 수치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버지 사망 후 공개된 유언장의 필체와 서명이 평소와 달라 효력을 의심하게 된 사례. 자필증서 유언의 요건과 유언 무효 확인 소송 절차를 짚어본다.

저는 3남매 중 막내인데요, 올해 2월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향년 74세였고, 작년 가을부터 뇌혈관 질환으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셨습니다. 장례를 치르고 나서 한 달쯤 지난 3월 중순에 첫째 오빠가 갑자기 유언장을 꺼내들었어요. 내용을 보니 경기도 광주에 있는 아버지 명의 토지 약 2,300제곱미터와 예금 잔액 전부를 첫째 오빠에게 준다는 거였습니다. 저와 둘째 언니는 유류분만 받는다고 적혀 있었고요. 그런데 글씨체가 아무리 봐도 아버지 손글씨가 아닌 것 같았어요. 아버지는 평생 붓글씨를 즐기셔서 획이 굵고 특유의 흘림체가 있으셨는데, 유언장 글씨는 반듯하고 또박또박해서 전혀 달랐습니다. 서명 옆에 찍힌 도장도 제가 본 적 없는 도장이었어요. 날짜는 지난해 11월 3일로 적혀 있었는데, 그날 아버지는 병원에 입원 중이셨거든요. 저는 바로 병원 입원 기록을 확인했고, 실제로 11월 1일부터 11월 19일까지 입원 중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오빠한테 따지니까 아버지가 외출해서 직접 쓰신 거라고만 하는데 근거를 전혀 못 대고 있어요. 유언장은 법원에 검인 신청도 아직 안 된 상태입니다. 둘째 언니도 저와 같은 생각이고, 이 유언장이 가짜라면 상속은 어떻게 되는 건지,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지 너무 막막합니다.

자필증서 유언, 하나라도 빠지면 처음부터 무효가 된다

민법 제1066조는 자필증서 유언의 요건을 꽤 엄격하게 정하고 있어요. 유언자가 유언의 전문, 연월일, 주소, 성명을 직접 자필로 쓰고 날인까지 해야 합니다. 이 다섯 가지 중 하나라도 빠지거나 타인이 대신 기재하면 유언 자체가 무효예요. 법원이 일관되게 취해 온 입장이기도 하고요. 이 사건에서 법적으로 가장 의미 있는 사실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필체가 평소와 다르다는 점이고, 둘째는 유언 작성 날짜로 적힌 날에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 중이었다는 점이에요. 날짜 요건은 특히 중요한데, 법원은 연월일이 특정되지 않거나 허위로 기재된 경우에 유언을 무효로 판단해 온 흐름이 있습니다. 입원 기록이 남아 있다면 그날 아버지가 외출해 자필로 유언장을 작성했을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강력한 자료가 되어요. 날인 부분도 문제입니다. 아버지가 평소 사용하지 않던 도장이라면 그 도장이 언제 어디서 만들어졌는지도 추적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유언 무효 확인 소송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들

유언 무효 확인 소송은 상속인이 법원에 해당 유언이 처음부터 효력이 없음을 확인해달라고 청구하는 절차예요. 유언 집행 전이든 후든 청구할 수 있고, 별도의 제척기간이 법에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권리 행사를 지나치게 늦추면 불리해질 수 있어서 빠른 대응이 중요합니다. 실무에서 결과를 가르는 핵심은 필적 감정이에요. 법원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나 공인된 감정 기관에 의뢰해 유언장 필체와 아버지 생전 자필 자료를 비교하는 절차를 밟게 됩니다. 이때 비교 대상이 되는 자필 자료의 양과 질이 감정 결과의 신뢰도를 좌우해요. 아버지가 직접 쓴 편지, 일기, 자필 서명이 들어간 계약서 같은 자료를 많이 확보할수록 유리합니다. 반대로 비교 자료가 부족하면 감정 결과가 불확정적으로 나올 수 있어요. 입원 기록만으로 무효를 확정할 수는 없지만, 필적 감정 결과와 결합하면 유언 작성 경위 자체가 의심스럽다는 심증을 법원에 줄 수 있습니다. 유언 무효가 인정되면 해당 유언은 없던 것이 되고, 법정 상속 비율대로 재산이 나뉘게 됩니다.

검인 절차가 아직 안 됐다는 것의 의미와 지금 당장 할 일

민법 제1091조에 따르면 자필증서 유언은 유언자 사망 후 지체 없이 법원에 검인을 신청해야 합니다. 검인은 유언장의 형식적 존재와 상태를 확인하는 절차이고, 유언의 실질적 효력을 판단하는 게 아니에요. 그러나 검인을 받지 않고 유언을 집행하면 민법 제1091조 제3항에 따라 과태료 제재를 받을 수 있고, 이미 이루어진 집행 행위의 효력도 분쟁 소지가 생깁니다. 오빠가 검인을 아직 신청하지 않은 상태라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아버지의 자필 자료를 최대한 빨리 수집하는 겁니다. 편지, 수첩, 자필 서명이 있는 각종 서류, 병원 외래 기록지처럼 아버지가 직접 서명한 문서를 찾아두세요. 입원 기간 동안의 진료 기록 사본도 의료기관에 직접 청구해서 확보해두는 게 좋아요. 상속재산에 부동산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오빠가 유언장을 근거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하기 전에 해당 부동산에 가처분 신청을 검토하는 것도 실질적인 방어 수단입니다. 처분금지가처분이 인용되면 소송 기간 동안 오빠가 토지를 제3자에게 팔거나 담보로 제공하는 것을 막을 수 있어요.

유류분 청구와 유언 무효,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이유

유언장이 유효하다는 전제 아래서도 상속인은 유류분 반환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1112조 이하에서 정하는 유류분은 법정 상속분의 일정 비율을 최소한 보장하는 제도예요. 직계비속인 상속인의 경우 법정 상속분의 2분의 1이 유류분으로 보호됩니다. 유언이 무효가 되면 법정 상속으로 돌아가니까 유류분 문제는 사라지지만, 소송 결과는 열려 있기 때문에 무효 주장과 유류분 청구를 병행해서 준비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안전한 접근이에요. 유류분 반환 청구는 유류분 침해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상속 개시일로부터 10년 안에 해야 하는 제척기간이 있습니다. 아직 아버지 사망으로부터 몇 달 되지 않았으니 기간 면에서 급박하지는 않지만, 증거 보전과 부동산 가처분은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워지므로 우선순위를 두고 움직이는 것이 맞습니다. 유언 무효가 인정되든 유류분 청구로 가든, 지금 이 단계에서 자료를 잘 확보해두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이후 모든 절차의 출발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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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과 자가 점검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필요한 경우 변호사에게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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