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부모님 돌아가시고 빚만 3억 남았는데, 상속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정홍철 변호사2026. 9. 7.
+ 이웃추가

교육 목적으로 구성한 가상 사례입니다. 실제 의뢰인의 사건이나 상담 내용을 옮긴 것이 아니며, 등장하는 인물·회사·지역·수치는 모두 가상입니다. 특정 인물이나 사건과 유사해 보여도 무관하며, 예측 수치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부모 사망 후 재산보다 채무가 훨씬 많은 상황에서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기간과 절차를 중심으로 짚어봤습니다.

아버지가 지난달 갑작스럽게 돌아가셨어요. 평소에 사업을 하신다는 건 알았는데 얼마나 힘드신지는 잘 몰랐거든요. 장례 치르고 정신없이 지내다가 아버지 거래처 분한테 연락이 왔는데, 사업 관련 채무가 꽤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버지 통장이랑 서류를 뒤져봤더니 은행 대출만 1억 8천이고, 개인 채권자한테도 1억 2천 정도 빌린 게 있었어요. 합치면 3억이 넘는데 부동산이나 예금은 거의 없어요. 아버지 명의 집이 하나 있긴 한데 근저당이 꽉 잡혀 있어서 팔아도 남는 게 없을 것 같고요. 저는 직장인이라 제 명의로 대출도 있고 애들 학비도 있는데, 이 빚이 저한테 넘어오면 진짜 감당이 안 돼요. 어머니는 이미 몇 년 전에 돌아가셨고 형제는 저 포함해서 두 명인데, 동생은 아직 상황을 잘 모르고 있어요.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상속포기를 하면 된다고도 하고, 한정승인이라는 것도 있다고 하는데 뭐가 다른 건지 모르겠어요. 신청 기간이 있다는 말도 봤는데 벌써 한 달이 지났거든요. 혹시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빚을 다 떠안게 되는 건가요? 지금 당장 뭘 먼저 해야 하는지 너무 막막합니다.

기간 계산이 먼저다, 3개월의 기산점이 어디냐

이 사연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건 '기간'이에요. 민법 제1019조는 상속인이 상속 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상속 개시 있음을 안 날'이 단순히 피상속인이 사망한 날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해요. 법원이 이 조항을 해석해 온 흐름을 보면, 사망 사실을 안 날과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을 함께 고려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 사연처럼 사망 직후 바로 알았다면 사망일부터 기산하는 게 원칙이고, 지금 한 달이 지났으니 2개월 정도 남은 셈이에요.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지만, 서류 준비에 시간이 걸리고 법원 처리 기간도 있으니 지금 바로 움직여야 해요. 주의할 점은 이 기간을 넘기면 민법 제1026조 제2호에 따라 단순승인한 것으로 간주되어 모든 채무를 그대로 떠안게 된다는 거예요. 기간이 촉박하다고 느낀다면 특별한정승인 제도(민법 제1019조 제3항)도 선택지가 될 수 있는데, 이건 아래에서 따로 설명할게요.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이 사건에서 뭐가 다른가

두 제도의 차이를 이해하는 게 이 사연의 핵심이에요. 상속포기는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는 제도예요. 민법 제1042조에 따라 포기하면 채무는 물론 재산도 일절 받지 않습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함정이 있어요. 사연에 동생이 언급되는데, 형이 상속포기를 하면 그 지분이 동생에게 넘어가고, 동생도 포기하면 다음 순위 상속인인 조부모나 기타 친족에게 채무가 넘어가요. 즉 형제 둘이 모두 포기해도 끝이 아닐 수 있다는 거예요. 한정승인은 다르게 작동해요. 민법 제1028조에 따라 상속으로 취득한 재산 범위 안에서만 채무를 갚겠다고 선언하는 거예요. 재산이 3천만 원이라면 그 이상은 갚지 않아도 되고, 상속인 고유 재산은 건드리지 않아요. 재산보다 빚이 확실히 많고 다음 순위 상속인 문제도 정리하고 싶다면 한정승인이 더 깔끔한 선택이 될 수 있어요. 다만 한정승인은 신청 후 청산 절차를 직접 진행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서, 절차가 단순하지는 않다는 점도 알고 있어야 해요.

이미 재산을 처분했거나 기간이 지났다면 특별한정승인이 마지막 카드

사연처럼 부모님 사망 후 한 달이 지난 상황에서 혹시 아버지 명의 물건을 건드렸거나, 통장에서 돈을 옮긴 적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어요. 민법 제1026조 제1호는 상속인이 상속재산을 처분한 경우 단순승인한 것으로 보도록 정하고 있어요. 장례비 정도는 실무상 처분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 외 재산을 임의로 사용하거나 채권자에게 변제한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어요. 또 3개월 기간이 이미 지났거나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채무 초과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면, 민법 제1019조 제3항의 특별한정승인 제도를 활용할 수 있어요. 이 조항은 상속인이 중대한 과실 없이 채무 초과 사실을 알지 못하다가 나중에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한정승인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 규정이에요. 단, '중대한 과실 없이 몰랐다'는 사실을 소명해야 하기 때문에 왜 몰랐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정이 중요해요. 이 사연에서는 아버지가 사업 내용을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점, 장례 직후 거래처 연락으로 처음 파악했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요.

지금 당장 챙겨야 할 서류와 행동 순서

절차는 가정법원에 심판 청구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시작해요. 상속포기든 한정승인이든 피상속인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에 신청합니다. 필요한 서류는 대체로 피상속인의 기본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상속인의 인감증명서와 인감도장, 재산목록 등이에요. 한정승인의 경우 재산목록 작성이 필수인데, 이 목록에는 적극재산뿐 아니라 소극재산, 즉 채무도 모두 포함해야 해요. 지금 당장 해야 할 건 아버지 명의 금융거래 내역 조회와 채무 규모 파악이에요. 금융감독원의 '상속인 금융거래 조회 서비스'를 이용하면 사망자 명의의 금융 계좌와 대출 내역을 일괄 조회할 수 있어요. 개인 채권자 채무는 차용증이나 문자, 거래 내역 등을 확보해 두는 게 좋습니다. 아버지 명의로 된 것을 함부로 처분하거나 채권자에게 변제하는 행위는 이 단계에서 절대 해선 안 돼요. 동생과도 빨리 상황을 공유해야 해요. 형이 포기하면 동생에게 채무가 넘어갈 수 있고, 동생의 신청 기간도 별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함께 움직이는 게 중요합니다.

TEST상속 분쟁 쟁점 점검답변에 따라 추가로 확인할 쟁점과 자료를 정리해보세요 →

이 자료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과 자가 점검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필요한 경우 변호사에게 확인하세요.

♡ 공감댓글 0

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