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목적으로 구성한 가상 사례입니다. 실제 의뢰인의 사건이나 상담 내용을 옮긴 것이 아니며, 등장하는 인물·회사·지역·수치는 모두 가상입니다. 특정 인물이나 사건과 유사해 보여도 무관하며, 예측 수치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부모 사망 직후 형제 중 한 명이 예금을 단독 인출한 경우, 유류분 청구와 기여분 주장이 맞부딪히는 상속 분쟁의 법적 구조를 짚어봅니다.
사연아버지가 올해 3월 초에 갑자기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어요. 평소에 건강하신 편이라 가족 모두 너무 갑작스러웠고, 장례를 치르는 동안 저는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장례가 끝나고 열흘쯤 지났을 때, 우연히 어머니한테 연락이 왔는데 형이 아버지 명의 통장에서 돈을 이미 빼갔다는 거예요. 금액이 얼마냐고 물었더니 농협 계좌 하나에만 4,200만 원이 있었는데 아버지 돌아가신 다음 날 아침에 전액 인출됐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 사실을 한 달 가까이 지나서야 알았습니다. 형이 어머니한테 '내가 아버지 병원비를 수년간 다 댔으니 내 몫'이라고 했다는데, 사실 저도 매달 생활비를 드렸고 명절마다 현금을 드렸거든요.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형한테만 따로 땅을 한 필지 넘겨줬다는 얘기도 나중에 들었어요. 2019년에 시가 1억 원 정도 되는 땅이었다는데 저는 그때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상속재산이라고 남은 건 시골 집 한 채, 어머니 명의로 된 예금 일부, 그리고 이미 인출된 그 통장뿐인 것 같아요. 형은 분할 협의 자리에 나오지도 않고 연락도 잘 안 받습니다. 어머니는 형 편을 드시는 것 같아서 저 혼자 외톨이가 된 기분이에요. 저 이런 상황에서 제 상속분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건지, 이미 빠져나간 돈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너무 막막합니다.
사망 당일 인출된 예금, 법적으로 어떻게 봐야 하나
이 사연에서 가장 먼저 짚어야 할 지점은 아버지가 사망한 '다음 날'에 예금이 인출됐다는 사실이에요. 민법상 상속은 피상속인이 사망하는 순간 개시됩니다(민법 제997조). 즉, 아버지가 돌아가신 그 시점부터 예금채권은 상속인 전원의 공유 재산이 돼요. 형이 단독으로 인출한 행위는 다른 공동상속인의 동의 없이 공유물을 처분한 것으로, 민법 제265조의 공유물 관리 원칙에 반하는 행위로 볼 여지가 충분합니다. 실무에서는 이런 인출을 '상속재산의 임의처분'으로 보아 부당이득 반환 청구 또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의 대상이 된다고 다루는 경우가 많아요. 형이 '병원비를 댔다'고 주장하더라도, 그 비용 정산은 별도의 기여분 주장을 통해 해야 하지 사전에 통장을 무단 인출하는 방식으로 할 수 없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해당 농협 계좌의 거래내역을 상속인 자격으로 발급받는 것이에요. 금융거래정보 조회는 상속인이 금융기관에 직접 청구할 수 있고, 필요하면 금융감독원의 상속인 금융거래 조회 서비스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인출 날짜와 금액이 서면으로 확인되는 순간, 이후 모든 법적 절차의 출발점이 됩니다.
2019년에 넘긴 땅, 유류분 계산에 포함되는가
형이 2019년에 시가 1억 원 상당의 땅을 증여받았다는 부분이 이 사건의 두 번째 핵심 쟁점이에요. 민법 제1114조는 상속개시 전 1년 이내의 증여를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에 포함시키고, 공동상속인 간의 증여는 기간 제한 없이 포함된다고 규정합니다. 형은 공동상속인이므로, 2019년 증여가 5년 전 일이더라도 유류분 계산에 산입될 수 있어요. 유류분이란 상속인이 최소한 받아야 할 법정 상속분의 일정 비율인데, 직계비속의 경우 법정 상속분의 2분의 1입니다(민법 제1112조). 쉽게 말해, 아버지 재산 전체를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자녀인 본인이 받을 몫의 절반에 미달하는 만큼을 형에게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제도예요. 다만 유류분 반환 청구권에는 소멸시효가 있습니다. 상속 개시와 반환 의무를 안 날로부터 1년, 상속 개시로부터 10년 안에 행사해야 해요(민법 제1117조).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얼마 안 됐으니 시효 문제는 당장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증거 확보가 어려워지는 건 사실입니다. 땅의 당시 시가를 입증할 자료, 예를 들어 등기부등본이나 당시 공시지가 자료를 지금 확보해 두는 게 좋아요.
형의 기여분 주장, 어디까지 인정받을 수 있나
형이 '병원비를 수년간 댔다'고 주장하는 건 민법 제1008조의2에서 정한 기여분 제도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여요. 기여분은 피상속인의 재산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했거나 장기간 부양한 상속인에게 법정 상속분 외에 추가로 인정해 주는 몫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 기여분이 인정되는 기준은 꽤 엄격해요. 단순히 부모님 곁에 가까이 살았다거나 용돈을 드렸다는 정도로는 인정이 어렵고, 다른 상속인이 하지 않은 특별한 기여, 예를 들어 수년간 전업으로 간병하거나 사업에 직접 참여해 재산을 불렸다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입증돼야 합니다. 법원이 기여분 주장을 판단해 온 흐름을 보면, 병원비 지출이 있었더라도 그것이 상속재산의 유지나 증가에 직결됐는지, 지출 규모가 상속재산에 비해 의미 있는 수준인지를 따지는 경향이 있어요. 형이 기여분을 주장하려면 반드시 가정법원에 심판 청구를 해야 하고, 그 판단이 나오기 전에 통장을 먼저 인출해 버린 행위는 기여분 주장의 정당성을 오히려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본인 쪽에서도 매달 생활비를 드렸다는 기록, 현금 이체 내역, 명절 선물 영수증 같은 자료를 모아두면 형의 기여분 주장에 맞서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지금 이 시점에 챙겨야 할 것들
상속재산 분할은 협의가 안 되면 가정법원에 분할 심판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형이 협의 자리에 나오지 않는다면 협의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결국 법원 절차로 갈 수밖에 없어요. 그 전에 준비해야 할 서류가 몇 가지 있습니다. 아버지의 기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 상속인 전원의 인적 사항, 그리고 상속재산 목록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해요. 부동산은 등기부등본으로 확인하고, 예금은 앞서 말한 금융거래 조회를 통해 파악합니다. 이미 인출된 4,200만 원에 대해서는 형을 상대로 별도의 민사소송을 검토해야 할 수도 있어요. 부당이득 반환 청구나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한 경로인데, 이 경우 인출 사실과 그 시점이 사망 이후임을 증명하는 금융거래 내역이 핵심 증거가 됩니다. 어머니가 형 편을 드신다면 어머니도 공동상속인이라는 점에서 협의가 더욱 복잡해질 수 있어요. 어머니의 상속분 포기나 특정 재산 이전이 있었는지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행동은 관련 금융 거래 내역 전부를 서면으로 확보하고, 아버지 명의의 부동산과 금융 자산 전체를 목록화하는 일이에요.
참고 법령·자료
이 자료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과 자가 점검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필요한 경우 변호사에게 확인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