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범죄

보이스피싱 계좌 이체했는데 범죄인 줄 몰랐다고 하면 처벌받나요

정홍철 변호사2026.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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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목적으로 구성한 가상 사례입니다. 실제 의뢰인의 사건이나 상담 내용을 옮긴 것이 아니며, 등장하는 인물·회사·지역·수치는 모두 가상입니다. 특정 인물이나 사건과 유사해 보여도 무관하며, 예측 수치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인 부탁으로 계좌를 빌려줬다가 보이스피싱 사건에 연루된 사람이 '몰랐다'는 주장으로 다툴 수 있는지, 실무에서 어떤 지점이 유불리를 가르는지 살펴본다.

제가 지금 너무 무서워서 글을 올립니다. 올해 3월 초에 오래된 지인인 김씨가 연락이 왔어요. 자기가 사업자 등록을 새로 하는데 개인 명의 계좌가 잠깐 필요하다고, 일주일만 쓰고 돌려준다는 거였습니다. 저도 좀 이상하다 싶긴 했는데, 10년 넘게 알고 지낸 사람이라 믿었어요. 그래서 제 농협 통장 사본이랑 비밀번호를 카카오톡으로 보냈습니다. 사흘 뒤에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는데, 제 계좌로 60대 어르신이 2,400만 원을 보이스피싱 피해로 송금했다는 거예요. 김씨는 그 직후에 연락이 완전히 끊겼고, 지금도 연락이 안 됩니다. 저는 정말 사업 자금 목적이라고만 알았고, 피해자분한테 너무 죄송한 마음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경찰에서는 저를 사기 방조 혐의로 입건했다고 하더라고요. 조사받으러 오라는 통보도 받았어요. 제가 직접 전화를 걸거나 피해자를 속인 게 아닌데, 이게 정말 범죄가 되는 건가요. 몰랐다고 하면 그게 인정이 되긴 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변명으로만 들리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이 상황에서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계좌를 넘긴 행위가 법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가

이 사안에서 핵심은 두 가지 법률이 동시에 작동한다는 점이에요. 하나는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인데, 접근매체, 즉 통장·카드·비밀번호를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거나 대여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 위반은 보이스피싱과 무관하게 성립할 수 있어요. 다른 하나는 형법상 사기죄의 방조 문제입니다. 직접 피해자를 속인 게 아니더라도, 사기 범행에 필요한 수단을 제공한 사람은 방조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 분은 두 개의 혐의가 동시에 걸려 있는 셈입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은 양도 사실 자체로 구성요건이 충족되는 경우가 많고, 사기 방조는 범행을 인식했는지, 즉 고의가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실무에서는 이 두 혐의를 묶어서 기소하는 경우가 흔하고, 방조 고의 여부가 양형에도 큰 영향을 줘요. 계좌를 넘긴 경위와 이유가 구체적으로 소명되지 않으면 불리한 출발선에 서게 됩니다.

'몰랐다'는 주장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형사 책임에서 '몰랐다'는 주장은 고의가 없었음을 다투는 것입니다. 그런데 법원이 오랫동안 판단해 온 흐름을 보면, 미필적 고의, 그러니까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어느 정도 인식하면서도 계좌를 넘긴 경우에도 고의를 인정하는 경향이 있어요. 계좌를 타인에게 빌려주는 행위 자체가 이미 이례적이고,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이 그런 요청을 하지 않는다는 사회적 인식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몰랐다'고 진술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어떤 이유로 그 요청을 정상적인 것으로 믿을 수밖에 없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이 사안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사정은 오랜 지인 관계, 사업 목적이라는 구체적인 설명을 들었다는 점, 그리고 금전적 대가를 받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반대로 불리하게 작용하는 건 비밀번호까지 카카오톡으로 전달했다는 사실인데, 이 부분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법원은 비밀번호를 함께 알려줬다는 사실을 계좌 양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정황으로 보는 경향이 있거든요. 결국 이 주장의 성패는 당시 상황을 얼마나 촘촘하게 재구성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결과를 갈라온 구체적인 사정들

실무에서 이런 사건을 다루다 보면 겉보기에 비슷한 사실관계인데 결과가 다른 경우를 자주 봅니다. 먼저 대가를 받았느냐의 문제가 있어요. 통장 양도에 대해 수수료나 어떤 형태로든 금전을 받은 흔적이 있으면 고의 추정이 강하게 작동합니다. 반면 아무런 경제적 이익 없이 넘긴 경우는 그 자체로 방어 논리가 조금 더 서기도 해요. 두 번째는 김씨의 요청 내용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그럴듯했느냐입니다. 카카오톡 대화 내역이 남아 있다면 그 메시지에서 어떤 설명이 오갔는지가 결정적인 증거가 됩니다. 세 번째는 이전에 유사한 행위를 한 전력이 있느냐인데, 초범이고 이런 방식으로 계좌를 넘긴 게 처음이라면 상황이 다소 다를 수 있어요. 네 번째로, 피해자 측과의 합의나 피해 회복 노력이 형사절차에서 양형에 반영됩니다. 물론 이 분은 직접 돈을 가져간 게 아니기 때문에 피해 회복 능력 자체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진지한 반성과 피해자에 대한 사과 의사를 표명하는 것 자체가 양형 판단에서 고려되는 건 사실이에요. 상황을 유리하게 가져가려면 지금 당장 김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스크린샷으로 보관하고, 통장을 넘긴 경위를 날짜와 장소까지 포함해 상세히 정리해두는 게 먼저입니다.

경찰 조사 전에 반드시 챙겨야 할 것들

조사 통보를 받은 상태라면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에요. 진술은 한 번 하면 번복하기 어렵고, 수사 초기의 진술이 이후 기소 여부와 양형에 상당한 영향을 줍니다. 먼저 김씨와 주고받은 모든 메시지를 삭제하지 말고 캡처해 두세요. 카카오톡뿐 아니라 문자, 통화 기록도 포함입니다. 계좌 사본이나 비밀번호를 보낸 메시지가 남아 있다면 그것도 그대로 보존해야 해요. 이 메시지들은 당시 대화 맥락을 보여주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또한 김씨를 알게 된 경위, 그간의 관계, 이번 요청이 처음이었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정리해두는 것도 필요합니다. 경찰 조사에서 진술할 때는 기억이 불분명한 부분을 억지로 채우지 않는 게 중요해요. 불확실한 내용을 확정적으로 말했다가 나중에 다른 증거와 충돌하면 신뢰성 전체가 흔들립니다. 전자금융거래법과 형법 방조 규정이 동시에 적용되는 사안이니만큼, 조사 전에 해당 법령의 구성요건을 이해하고 자신의 행위가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파악해두는 것도 대응에 도움이 됩니다.

TEST보이스피싱 연루 상황 점검답변에 따라 추가로 확인할 쟁점과 자료를 정리해보세요 →

이 자료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과 자가 점검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필요한 경우 변호사에게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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