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성범죄 피의자로 조사받는데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하자고 합니다

정홍철 변호사2026.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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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목적으로 구성한 가상 사례입니다. 실제 의뢰인의 사건이나 상담 내용을 옮긴 것이 아니며, 등장하는 인물·회사·지역·수치는 모두 가상입니다. 특정 인물이나 사건과 유사해 보여도 무관하며, 예측 수치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성범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수사관이 폴리그래프 검사를 권유했습니다. 응해야 하는지, 거부하면 불리해지는지 실무적으로 짚어봤습니다.

저는 30대 직장인 남성입니다. 두 달 전에 전 직장 동료였던 여성이 저를 성추행으로 신고했고, 지금 경찰서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어요. 사건 자체가 너무 황당해서 처음엔 성실히 조사에 임하면 금방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두 번째 조사를 마치고 나오려는데 수사관이 저를 붙잡더니 폴리그래프, 그러니까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한번 받아보는 게 어떻겠냐고 했습니다. 자기들도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이라서 참고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처음엔 '나는 결백하니까 당연히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집에 와서 생각할수록 불안해졌습니다. 만약 제가 긴장을 많이 해서 결과가 이상하게 나오면 어떻게 되는 건지, 아니면 거부하면 수사관이 제가 뭔가 숨기는 게 있다고 판단해서 더 강하게 몰아붙이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신고인 측에서도 폴리그래프를 받겠다고 했다는 말을 수사관이 슬쩍 흘렸는데, 그 말이 더 신경 쓰였어요. 마치 제가 거부하면 제가 거짓말쟁이처럼 보이게 되는 구도 같아서요. 저는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이 검사 하나 때문에 제 인생이 뒤집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밤잠을 못 자고 있습니다. 응해야 하나요, 거부해야 하나요, 거부하면 진짜 불이익이 생기나요?

폴리그래프가 어떤 성격의 수사인지부터 짚어야 합니다

거짓말탐지기 검사, 즉 폴리그래프 검사는 법적으로 임의수사에 해당합니다. 형사소송법은 수사기관이 피의자에게 강제로 신체적 처분을 가하려면 법원의 영장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요. 폴리그래프는 영장 없이 진행되는 검사이기 때문에 피의자의 동의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고, 동의 없이는 실시할 수 없습니다. 수사관이 '받아보는 게 어떻겠냐'는 식으로 권유 형태로 접근한 것도 바로 이 이유에서예요. 이 말은 거꾸로 보면, 거부해도 법적으로 불이익이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199조는 수사에 관해 임의수사 원칙을 명시하고 있고, 같은 법 제221조는 피의자 참고인 출석 조사에서도 강제 금지 원칙을 담고 있습니다. 수사관이 거부를 이유로 피의자를 불리하게 취급하는 것은 이 원칙에 반하는 행위입니다. 물론 실무에서는 수사관의 심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현실적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은 법적 불이익과는 구분해서 생각해야 해요.

결과가 나와도 법정에서 어떻게 쓰이는지가 핵심입니다

폴리그래프 검사 결과는 그 자체로 유죄나 무죄를 증명하는 증거가 되지 않습니다. 법원은 오래전부터 폴리그래프 결과의 증거능력에 대해 매우 엄격한 입장을 유지해 왔어요. 검사 결과는 어디까지나 수사의 참고 자료일 뿐이고, 재판에서 독립적인 증거로 채택되어 유무죄 판단의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검사가 생리적 반응을 측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긴장이나 불안 수준이 높은 사람, 혹은 결백한데도 수사 상황 자체에 극도로 긴장하는 사람에게는 오류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점도 실무에서 꾸준히 지적됩니다. 그러므로 결과가 유리하게 나온다면 수사관의 심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반면, 불리하게 나왔을 때 그 결과가 수사 방향을 굳히는 데 활용될 위험도 함께 존재합니다. 결백하다는 확신이 있더라도 검사 환경이나 당일 컨디션, 질문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응하는 것이 유리한지 불리한지는 사건의 증거 구조와 본인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따져야 하는 문제예요.

신고인이 검사를 받겠다고 한 상황이 만드는 심리적 압박의 의미

수사관이 신고인도 검사를 받겠다고 했다는 말을 흘린 것은 이 사건에서 주목할 부분입니다. 실무에서 이런 말은 피의자에게 '당신도 안 받으면 숨기는 게 있어 보인다'는 인상을 주려는 의도로 쓰이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나 신고인이 검사를 받겠다는 사실이 피의자에게 법적 의무를 만들어내지는 않습니다. 각자의 진술 신빙성은 폴리그래프 결과가 아니라 전체 증거, 진술의 일관성, 객관적 정황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되는 것이니까요. 한편 성범죄 사건에서 신고인 측의 진술 신빙성이 쟁점이 되는 경우, 신고인의 폴리그래프 결과 역시 그 자체로 결정적 증거가 되기 어렵다는 점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사건에서 피의자 본인에게 불리한 물증이 있는지, 진술 외에 다른 증거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입니다. 수사관의 말 한마디에 심리적으로 끌려가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상황을 스스로 복잡하게 만드는 경로가 될 수 있어요.

지금 이 시점에 실제로 챙겨야 할 것들

폴리그래프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수사관에게 검사에 동의하겠다거나 거부하겠다는 뜻을 즉석에서 밝히지 않는 것이 우선입니다. '검토해보겠다'는 말로 시간을 버는 것만으로도 선택지를 지킬 수 있어요.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은 피의자에게 진술거부권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으며, 이 권리는 수사의 모든 단계에서 행사할 수 있습니다. 폴리그래프 동의 여부도 변호인과 상의한 뒤 결정하는 것이 이 권리의 실질적인 행사입니다. 아울러 지금까지 수사관과 나눈 대화 내용, 조사 일시, 수사관이 어떤 말을 했는지를 최대한 메모해두는 것이 좋아요. 신고인과 있었던 일의 경위, 당시 목격자나 연락 기록, 장소와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면 지금 바로 보전해야 합니다. 디지털 기록은 삭제되거나 기간이 지나면 복구가 어렵고, 목격자의 기억도 시간이 지날수록 흐려집니다. 수사 초기 단계일수록 증거 보전이 이후 방어 전략의 토대가 된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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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과 자가 점검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필요한 경우 변호사에게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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