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목적으로 구성한 가상 사례입니다. 실제 의뢰인의 사건이나 상담 내용을 옮긴 것이 아니며, 등장하는 인물·회사·지역·수치는 모두 가상입니다. 특정 인물이나 사건과 유사해 보여도 무관하며, 예측 수치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음주운전 차량에 탑승했다가 단속에 걸린 동승자가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지, 어떤 조건에서 책임이 생기는지를 실무 관점에서 짚어봤습니다.
사연지난 토요일 저녁에 대학 동기 모임이 있었어요. 다섯 명이서 고깃집에서 꽤 오래 먹고 마셨는데, 마무리할 때쯤 제 친구 A가 자기 차로 몇 명 태워다 준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친구가 술을 마셨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솔직히 '그냥 좀 마셨지 설마 단속되겠어'라는 생각이 들었고, 다른 친구 둘이 먼저 올라타길래 저도 뒷자리에 탔습니다. 출발한 지 10분도 안 됐는데 경찰 음주단속에 걸렸어요. A는 혈중알코올농도 0.095%로 측정됐고 바로 면허 취소 수준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뒷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경찰관이 저한테도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진술서를 쓰게 했습니다. '운전자가 술을 마신 사실을 알고 탔냐'는 질문에 솔직하게 '네'라고 대답했어요. 그 자리에서는 별다른 말이 없었는데, 집에 와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동승자도 방조범으로 처벌된다는 글이 있더라고요. 너무 무서워서 잠을 못 잤습니다. 저는 운전을 시키거나 강요한 것도 아니고, 그냥 탄 것뿐인데 제가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건지요. 진술서에 이미 '알고 탔다'고 써버렸는데 이게 결정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하는 건 아닌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막막합니다.
동승자에게 형사책임이 생기는 조건이 뭔지
음주운전 차량에 탔다는 사실 자체가 곧바로 범죄가 되는 건 아니에요. 핵심은 '방조'가 성립하느냐입니다. 형법 제32조는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사람을 종범으로 처벌하는데, 방조가 인정되려면 정범의 범행을 돕겠다는 인식이 있고, 실제로 그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뒷자리에 앉아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방조의 실행행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게 실무의 일반적인 흐름이에요. 그런데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는 음주운전 처벌 규정을 두고 있고, 별도로 제44조 제4항은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도록 요구·조장·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방치'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 조항을 근거로 동승자에게 책임을 묻기도 합니다. 다만 이 조항 위반에 대한 처벌 규정은 현재 명확하지 않아서, 실제로 동승자가 이 조항만으로 형사기소된 사례가 많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가장 현실적인 위험은 형법상 방조범 적용이고, 그 성립 여부는 동승자가 어떤 역할을 했느냐에 달려 있어요.
진술서에 '알고 탔다'고 쓴 것이 어느 정도 무게를 가지는지
이 사연에서 법적으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그 진술서입니다. 음주운전 방조의 고의를 입증하는 데 있어서 '운전자가 술을 마신 사실을 알았다'는 진술은 중요한 단서가 되어요. 그런데 알았다는 것과 방조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방조는 단순한 인식을 넘어서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행위가 있어야 해요. 실무에서 방조가 인정되는 경우는 주로 동승자가 운전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거나, 운전자가 거부하려는 것을 설득해서 출발하게 하거나, 차 키를 건네주는 등 직접적인 기여를 한 경우입니다. 반대로 말리지 않았다거나 그냥 탔다는 사실만으로는 방조의 실행행위가 부족하다는 방향으로 판단이 이뤄져 온 경향이 있어요. 따라서 진술서에 '알고 탔다'고 쓴 것은 고의 인식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지만, 그것이 곧 방조 전체를 자인한 것과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수사기관이 이 진술을 토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어서, 이후 수사 과정에서 어떤 말을 하느냐가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결과가 갈리는 지점, 어떤 사실이 있느냐가 핵심이다
동승자 처벌 여부는 결국 몇 가지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첫째, 운전자에게 운전을 권유하거나 독촉하는 말을 했는지가 중요합니다. '빨리 가자', '택시 타기 귀찮으니 그냥 가자'처럼 출발을 재촉하는 발언이 있었다면 방조의 실행행위로 평가될 여지가 생겨요. 둘째, 운전자가 운전을 망설이거나 거부하는 상황이었는데 동승자가 이를 설득했는지도 봅니다. 셋째, 동승자가 차에 오른 것이 운전자를 격려하거나 심리적으로 지원하는 효과를 가졌는지가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는데, 이는 매우 추상적인 기준이라 실무에서도 적용이 일관되지 않아요. 반면 동승자가 운전을 말렸다거나, 탑승 전에 대리운전을 먼저 알아봤다거나, 운전자가 술을 마셨는지 정확히 몰랐다는 사정이 있으면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이 사연의 경우 운전을 권유한 것이 아니라 이미 다른 친구들이 탄 뒤 따라 탄 것이고, 적극적으로 출발을 종용한 정황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방조 성립에 대한 방어 논리로 쓸 수 있는 부분이에요. 다만 이미 '알고 탔다'는 진술이 남아 있으니, 이후 수사에서 그 이상의 적극적 기여가 없었다는 점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지금 당장 챙겨야 할 것들
수사가 시작되기 전이라도, 혹은 이미 진술서를 쓴 상황이라도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요. 가장 먼저 그날 저녁의 상황을 시간순으로 최대한 정확하게 기록해두는 게 좋습니다. 누가 먼저 탑승했는지, 운전 권유 발언이 오갔는지, 대리운전을 알아봤는지 여부, 출발 전 어떤 대화가 있었는지 등을 메모해두세요. 대화 내용이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에 남아 있다면 스크린샷으로 보관해두는 것도 필요합니다. 같은 차에 탔던 다른 동승자들의 진술 내용이 어떻게 되는지도 파악해두는 게 좋아요. 진술이 엇갈리면 수사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거든요. 이미 제출한 진술서에 대해서는, 그 내용이 사실과 다르거나 과도하게 불리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면 이후 조사에서 보완 진술을 통해 맥락을 설명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진술을 번복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 상황의 전후 맥락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고, 그 차이는 실무에서 꽤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수사기관에서 추가 출석 요구가 온다면, 그 전에 사실관계를 충분히 정리해두는 것이 유리해요.
이 자료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과 자가 점검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필요한 경우 변호사에게 확인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