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범죄

언론 기사에 실명이 그대로 실렸는데 명예훼손 소송 가능한가요

정홍철 변호사2026.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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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목적으로 구성한 가상 사례입니다. 실제 의뢰인의 사건이나 상담 내용을 옮긴 것이 아니며, 등장하는 인물·회사·지역·수치는 모두 가상입니다. 특정 인물이나 사건과 유사해 보여도 무관하며, 예측 수치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재산범죄 혐의와 관련해 언론 기사에 실명이 공개된 당사자가 명예훼손 민·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어떤 요건이 쟁점이 되는지 살펴봅니다.

안녕하세요, 글을 쓰면서 손이 떨릴 정도로 당황스러운 상황이라 일단 여기에 올립니다. 저는 올해 3월쯤 지인과의 금전 거래 문제로 경찰에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했어요. 아직 수사 중이고 기소된 것도 아닌데, 지난달 말에 지역 인터넷 매체에 제 이름이 그대로 나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기사 제목부터 제 성과 이름이 다 들어가 있고, 심지어 제가 다니는 회사 이름까지 언급이 됐어요. 내용은 '사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 씨'라는 식으로 사실인 것처럼 쓰여 있었고요. 고소가 들어온 건 맞지만 저는 아직 무혐의일 수도 있는 상황이고, 수사관도 양쪽 진술을 듣는 단계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기사가 나간 뒤로 지인들한테 연락이 오기 시작하고, 직장에서도 눈치가 보이는 게 느껴집니다. 기사를 쓴 기자한테 전화해서 삭제해 달라고 했더니 '공익적 보도'라며 거절했어요. 기사가 올라간 지 벌써 3주가 넘었고, 포털에도 검색이 됩니다. 제가 지금 민사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건지, 형사로 고소도 되는 건지, 아니면 기사 삭제를 강제할 방법이 있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유죄가 확정되지도 않은 사람 이름을 이렇게 버젓이 올려도 되는 건지, 정말 억울하고 무섭습니다.

수사 중 실명 보도가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이유

이 사연에서 법적으로 가장 중요한 사실은 두 가지예요. 첫째, 기소조차 되지 않은 수사 단계에서 실명이 보도됐다는 점. 둘째, 단순히 이름만 나온 게 아니라 '사기 혐의'라는 구체적 범죄 유형과 직장명까지 함께 공개됐다는 점입니다. 형법 제307조는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요. 언론사라고 해서 자동으로 면책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같은 조문 제310조에서는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언론은 흔히 이 조항을 방패로 씁니다. 문제는 '공공의 이익'과 '개인의 명예 침해' 사이의 균형인데, 법원은 수사 단계에 불과한 사람의 실명을 보도하는 것이 공익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꽤 엄격하게 봐 온 흐름이 있어요. 특히 혐의 사실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치 유죄인 것처럼 서술하거나, 보도의 목적이 공익보다 자극적인 콘텐츠 생산에 가깝다고 판단될 때는 위법성 조각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사연처럼 직장명까지 나온 경우라면 피해의 범위가 단순 명예 훼손을 넘어 사생활 침해나 직업적 불이익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에서도 인용 범위가 넓어질 수 있어요.

민사·형사·행정, 세 갈래 대응 수단이 어떻게 작동하는가

대응 경로는 크게 세 갈래입니다. 첫 번째는 형사 고소예요. 형법 제307조 명예훼손 또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의 사이버 명예훼손으로 기자와 언론사 편집국장을 고소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 기사라면 정보통신망법이 더 자주 적용되는데, 이 조항은 법정형이 형법보다 높아서 고소 측에서 활용하기 유리한 측면이 있어요. 두 번째는 민사 손해배상 청구입니다.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책임과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고, 언론중재법에는 정정보도 청구와 반론보도 청구 제도도 마련돼 있어요.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한 조정 절차는 소송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비용 부담도 낮아서 실무에서 많이 활용됩니다. 세 번째는 기사 삭제를 위한 가처분 신청이에요. 법원에 '기사 삭제 또는 접근 차단'을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하면, 본안 판결 전에도 임시로 기사 노출을 막는 결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가처분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와 '보전의 필요성'을 소명해야 하고, 직장 불이익이나 사회적 평판 훼손이 구체적으로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소명 자료로 중요하게 작동해요. 세 가지 경로가 서로 배타적이지 않으니 동시에 진행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결과가 갈리는 지점, 언론사가 내세울 공익 항변을 어떻게 깰 것인가

언론사 측에서 가장 강하게 들고 나올 논리는 '수사 사실 보도는 공익에 해당한다'는 항변입니다. 이 항변이 받아들여지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가르는 기준을 파악하는 게 핵심이에요. 보도 내용이 사실에 부합하더라도, 공익 항변이 인정되려면 보도 방식과 표현 수위도 함께 검토됩니다. 단순히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과, '사기꾼'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표현은 전혀 다르게 평가돼요. 이 사연처럼 직장명까지 노출되고 제목에 실명이 들어간 경우라면, 보도의 방식이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됩니다. 법원이 공익 항변을 부정하는 흐름에서 자주 등장하는 요소는 세 가지 정도예요. 범죄 확정 전 실명 공개, 보도 내용이 수사 사실 전달을 넘어 유죄를 단정하는 서술, 그리고 보도 목적이 공익보다 클릭 수 유도에 가깝다고 볼 정황들입니다. 반대로 언론사 측에 유리한 사정은 보도된 내용이 경찰 공식 발표를 그대로 인용한 경우, 피의자가 공인이거나 사건의 규모가 사회적 영향이 큰 경우 등이에요. 이 사연에서는 사인 간 금전 분쟁으로 보이고 당사자가 공인도 아니니, 공익 항변의 설득력이 상대적으로 약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챙겨야 할 증거와 행동 순서

기사가 올라간 지 3주가 넘었다고 하셨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증거 보전이 어려워질 수 있어서 지금 바로 해야 할 일들이 있어요. 우선 기사 원문의 화면 캡처와 URL, 그리고 포털 검색 결과 화면을 날짜가 찍힌 상태로 저장해 두세요. 언론중재법상 정정보도 청구는 보도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보도가 나간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해야 하는 제척기간이 있어서 미루면 안 됩니다. 직장에서 받은 불이익이나 지인들로부터 온 연락, 평판 훼손을 입증할 수 있는 메시지나 이메일도 지금부터 모아 두는 게 좋아요. 기자에게 삭제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통화나 문자도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언론중재위원회 조정 신청은 언론사 소재지 관할 위원회에 서면으로 할 수 있고, 절차 자체는 복잡하지 않아요. 다만 조정 신청을 한다고 해서 형사 고소나 민사 청구 기간이 중단되는 건 아니니, 병행 가능한 절차들의 시한을 각각 따로 관리해야 합니다. 가처분 신청을 고려한다면 기사로 인해 현재 진행 중인 구체적 피해, 예컨대 직장 내 불이익이나 거래 관계 단절 등을 문서화하는 작업이 소명 자료로 직결되니 미리 정리해 두세요.

TEST명예훼손·모욕 대응 점검답변에 따라 추가로 확인할 쟁점과 자료를 정리해보세요 →

이 자료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과 자가 점검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필요한 경우 변호사에게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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