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목적으로 구성한 가상 사례입니다. 실제 의뢰인의 사건이나 상담 내용을 옮긴 것이 아니며, 등장하는 인물·회사·지역·수치는 모두 가상입니다. 특정 인물이나 사건과 유사해 보여도 무관하며, 예측 수치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성범죄 혐의 상황에서 피해자 측이 고액의 합의금을 요구해 온 경우, 합의의 법적 의미와 실무적 판단 기준을 짚어본 사례 분석입니다.
사연제가 지금 너무 혼란스럽고 무서워서 글을 올립니다. 올해 3월 말에 직장 동료와 회식을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사건이 터졌어요. 저는 그냥 취기에 어깨를 한 번 잡은 것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상대방은 그게 강제추행이라며 4월 초에 저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에서 조사를 두 번 받았고, 지금은 검찰로 송치된 상태예요. 변호사도 아직 선임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방 쪽 변호사가 저한테 직접 연락을 해왔습니다. 합의를 하지 않으면 끝까지 처벌을 요구하겠다면서, 합의금으로 5천만 원을 달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월급이 300만 원 조금 넘는 직장인인데 5천만 원은 도저히 감당이 안 됩니다. 대출을 받아도 3천만 원이 한계예요. 그래서 3천만 원으로 조정이 되냐고 물어봤더니 안 된다고 딱 잘라 거절했습니다. 주변에서는 합의를 무조건 해야 한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합의 안 해도 된다고 하는데 뭐가 맞는 건지 모르겠어요. 제가 정말 강제추행을 한 건지도 저 스스로 확신이 없어서 더 무섭습니다. 그날 CCTV도 있다고 들었는데 그게 저한테 유리한 건지 불리한 건지도 모르겠고요. 지금 당장 5천만 원을 마련하지 않으면 전과자가 되는 건지, 합의를 안 하면 실형이 나오는 건지,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시간만 흘러가고 있어요. 제발 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좀 알고 싶습니다.
합의금 요구가 수사 절차에서 갖는 실제 무게
먼저 짚어둘 게 있어요. 상대방 측 변호사가 직접 연락해서 합의금을 요구하는 건, 수사 또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측이 활용할 수 있는 정당한 절차 안에 있는 행위입니다. 그러나 그 금액이 '협상의 시작점'인지 '실제 수용 가능한 마지노선'인지는 별개의 문제예요. 실무에서 처음 제시되는 합의금이 최종 금액과 다른 경우는 적지 않습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합의가 이루어지면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표명할 수 있고, 이는 검사의 기소 여부 판단이나 법원의 양형에 실질적인 영향을 줍니다. 다만 합의가 없다고 해서 자동으로 기소되거나 실형이 확정되는 구조는 아니에요. 강제추행의 경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또는 형법상 강제추행 규정이 적용되는데, 어느 조문이 적용되느냐에 따라 법정형 범위가 달라지고, 합의 여부는 그 범위 안에서 양형을 조율하는 하나의 요소로 작동합니다. 지금 이 분이 느끼는 압박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합의금의 크기 자체보다 사건의 실체적 구성요건 충족 여부를 먼저 검토하는 게 순서예요.
강제추행 구성요건, 어디서 다툼이 생기나
형법 제298조는 강제추행죄를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하는 것으로 규정합니다. 법원이 이 조문을 해석해 온 흐름을 보면, 폭행 자체가 곧 추행이 되는 이른바 '기습 추행' 유형도 인정해 왔어요. 즉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 접촉이 있었다면, 별도의 협박이나 강한 물리력 없이도 구성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사건에서 쟁점이 될 부분은 두 가지예요. 첫째, 어깨를 잡은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는 접촉인지, 아니면 일상적 신체 접촉의 범주인지입니다. 둘째, 당시 상황의 맥락, 즉 취기 정도, 두 사람의 관계, 접촉의 지속 시간, 피해자의 반응 등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느냐예요. CCTV 영상은 이 두 가지 모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증거입니다. 접촉의 양태가 영상에 담겨 있다면 진술 대 진술 구도를 벗어나 객관적 판단 기준이 생기는 셈이에요. 다만 CCTV가 유리한지 불리한지는 영상 속 행위의 구체적 모습을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는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현시점에서 이 분이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해당 CCTV 영상이 수사기록에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가능하다면 사본을 확보하는 거예요.
합의를 할 때와 거절할 때, 결과가 갈리는 조건
합의 여부가 사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단계에서 합의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검찰 송치 이후이지만 기소 전인 지금은 합의가 이루어지면 검사가 불기소 처분을 검토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큰 시점이에요. 반대로 기소된 이후라면 합의는 양형 감경 요소로 작동하지만 기소 자체를 되돌리지는 못합니다. 한편 합의를 거절하거나 협상이 결렬되는 경우에도, 행위 자체의 위법성 판단은 별개로 이루어집니다. 혐의가 실제로 약하거나 증거가 불충분하다면, 합의 없이도 불기소나 무죄 방향으로 귀결되는 사례가 실무에서 없지 않아요. 반대로 혐의가 소명될 가능성이 높고 합의도 없다면, 기소와 유죄 판결로 이어질 위험은 분명히 높아집니다. 결국 합의 여부의 판단은 '사건이 유죄로 인정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가'라는 실체적 평가와 분리할 수 없어요. 5천만 원이라는 금액이 적정한지 아닌지도 그 가능성 평가 없이는 판단이 안 됩니다. 지금 당장 합의금을 마련하는 것보다 수사기록 열람과 CCTV 영상 확인이 우선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어요.
지금 이 시점에서 챙겨야 할 것들
검찰 송치 단계에서 피의자는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상대방 진술 내용과 수집된 증거의 윤곽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에요. 그날 회식 자리에 함께 있던 동료들의 진술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사건 직전·직후의 분위기, 두 사람의 관계, 귀가 경위 등을 기억하는 목격자가 있다면 그 진술을 확보해두는 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요. 문자나 카카오톡 대화 내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사건 이후 두 사람 사이에 어떤 메시지가 오갔는지는 피해자의 의사와 사건 인식을 보여주는 자료가 될 수 있어요. 또 하나, 상대방 측 변호사와 직접 금액 협상을 이어가는 건 신중해야 합니다. 협상 과정에서 한 말이 수사 또는 재판에서 불리하게 활용될 수도 있거든요. 합의 협상 자체를 진행하더라도 수사기록을 먼저 확인한 뒤에 방어 전략과 연계해서 움직이는 게 순서입니다. 지금은 압박감에 서두르는 것보다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시간을 쓰는 게 더 중요한 국면이에요.
참고 법령·자료
이 자료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과 자가 점검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필요한 경우 변호사에게 확인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