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범죄

사실을 말했는데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습니다, 처벌되나요

정홍철 변호사2026. 9. 7.
+ 이웃추가

교육 목적으로 구성한 가상 사례입니다. 실제 의뢰인의 사건이나 상담 내용을 옮긴 것이 아니며, 등장하는 인물·회사·지역·수치는 모두 가상입니다. 특정 인물이나 사건과 유사해 보여도 무관하며, 예측 수치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있었던 일을 온라인에 공개했다가 명예훼손 고소를 당한 사례. 형법상 '사실 적시 명예훼손'의 구조와 실무에서 결과가 갈리는 지점을 짚는다.

안녕하세요, 글 올리기가 무서운데 너무 억울해서 적습니다. 저는 작년 3월에 지인 소개로 알게 된 A씨에게 1,200만 원을 빌려줬어요. 단기 투자에 써서 두 달 안에 이자까지 붙여 갚겠다고 했고, 저는 믿고 계좌이체를 했습니다. 그런데 두 달이 지나도 연락이 안 되고, 세 달째에 겨우 붙잡았더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말만 반복했어요. 그렇게 여섯 달을 기다렸는데 결국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고, 저는 경찰에 사기 혐의로 고소를 했습니다. 수사는 아직 진행 중이에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저는 A씨가 저 말고도 여러 명에게 같은 방식으로 돈을 빌렸다는 걸 알게 됐어요. 다른 피해자들이 모이는 온라인 카페가 있었고, 저도 거기에 가입해서 제가 직접 경험한 일을 그대로 적었습니다. 날짜, 금액, A씨가 했던 말, 이체 내역 캡처까지 올렸어요. 전부 사실이고 꾸민 게 하나도 없어요. 그런데 열흘 뒤에 A씨 측 변호사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제 게시글이 명예훼손이라며 고소하겠다는 내용증명이었어요. 저는 사실을 말한 건데 이게 어떻게 범죄가 되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혹시 제가 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건가요? 지금 너무 무섭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형법이 '사실을 말해도 처벌'하는 구조

많은 분들이 가장 먼저 당황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에요. 우리 형법 제307조는 1항과 2항으로 나뉘는데, 1항은 '사실을 적시하여 명예를 훼손한 경우', 2항은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경우'를 각각 처벌합니다. 즉 진실을 말해도 형사처벌 조항이 존재한다는 게 우리 법의 특징이에요. 1항의 법정형은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이고, 허위 사실인 2항보다는 낮게 설정돼 있습니다. 사연의 상황은 이 1항이 문제가 되는 전형적인 구조예요. 다만 형법 제310조가 중요한 탈출구를 마련해 두고 있어요.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조항인데, 이게 실제로 인정되는지 여부가 사건의 핵심이 됩니다. 공공의 이익이란 개인적인 분풀이가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피해를 막는다는 목적이 객관적으로 인정돼야 해요. 법원이 이 조항을 해석해 온 흐름을 보면, 공익 목적과 사익이 섞여 있더라도 공익이 주된 동기라면 위법성 조각을 인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피해자 폭로 게시글에서 공공의 이익이 갈리는 지점

이 사건에서 제310조 위법성 조각이 인정될지는 게시글의 내용과 맥락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봐야 해요. 유리하게 작용하는 사실들이 있어요. 피해자 여럿이 모인 카페에 올린 글이라는 점, 이미 경찰에 고소가 접수된 상황이었다는 점, 이체 내역 같은 객관적 증거를 함께 첨부했다는 점, 그리고 A씨와 유사한 피해를 볼 수 있는 잠재적 피해자들에게 경고가 된다는 점이 공익성을 뒷받침합니다. 반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요소도 있어요. 게시글에 감정적인 표현이 강하게 담겨 있거나, 사실 관계를 넘어서는 추측성 서술이 섞여 있거나, A씨의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가 불필요하게 많이 노출됐다면 공익보다 개인적 응징 목적이 강하다고 볼 여지가 생깁니다. 법원은 게시글 전체의 어조와 목적을 종합해서 판단하는 편이에요.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해당 게시글 원문을 캡처해 보관하고, 작성 당시의 의도와 맥락을 정리해 두는 겁니다.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게 되면 '왜 이 글을 올렸는지'에 대한 진술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해요.

사기 고소와 명예훼손 고소가 동시에 진행될 때 실무적 흐름

A씨 측이 내용증명을 보낸 타이밍이 의미심장해요. 사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피의자가 피해자를 역으로 고소하는 패턴은 실무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수사 압박을 희석하거나 피해자 측의 진술 의지를 꺾으려는 목적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게시글을 삭제하면 오히려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어요. 삭제 자체가 위법성을 인정하는 것처럼 해석될 여지는 없지만, 피해자 커뮤니티에서의 증거 보전이나 다른 피해자들과의 공조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한편 명예훼손 사건이 실제로 기소까지 가는 비율은 높지 않은 편이에요. 특히 사실 적시이고 공익성 요소가 있는 경우에는 검찰 단계에서 불기소 처분이 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그 판단을 받기까지의 과정 자체가 피해자에게 심리적, 시간적 부담이 되기 때문에 수사 초기부터 자신의 입장을 명확하게 정리해 두는 게 중요해요. 지금 챙겨야 할 증거는 이체 내역, A씨와의 대화 기록, 게시글 작성 전후의 맥락을 보여주는 자료, 다른 피해자들의 진술 등입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할 행동과 챙겨야 할 자료

내용증명을 받은 시점부터 시간이 중요해요. 우선 해당 게시글의 원문과 댓글을 화면 캡처로 보관하고, 작성 날짜와 시각이 찍힌 형태로 저장해 두세요. A씨에게 돈을 빌려준 경위를 보여주는 자료, 즉 계좌이체 내역, 차용 관련 문자나 카카오톡 대화, 이자를 약속한 메시지 등도 모두 백업해야 합니다. 피해자 카페에서 다른 피해자들과 나눈 대화도 보존해 두면 공익 목적의 정황을 뒷받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게시글을 작성할 당시 어떤 생각으로 썼는지, 다른 피해자들에게 경고하려는 목적이 있었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메모해 두는 것도 실질적으로 유용합니다. 실제로 고소장이 접수되면 경찰에서 출석 요구가 오게 되는데, 그때 진술하는 내용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좌우할 수 있어요. 진술 전에 자신이 올린 글의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됐는지, 그 부분이 사실인지 추측인지를 스스로 먼저 정확히 파악해 두는 게 필요합니다.

TEST명예훼손·모욕 대응 점검답변에 따라 추가로 확인할 쟁점과 자료를 정리해보세요 →

이 자료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과 자가 점검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필요한 경우 변호사에게 확인하세요.

♡ 공감댓글 0

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