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목적으로 구성한 가상 사례입니다. 실제 의뢰인의 사건이나 상담 내용을 옮긴 것이 아니며, 등장하는 인물·회사·지역·수치는 모두 가상입니다. 특정 인물이나 사건과 유사해 보여도 무관하며, 예측 수치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직장 동료들만 있는 단체채팅방에서 나눈 대화가 문제가 됐습니다. 명예훼손 고소를 받은 상황에서 '공연성'과 '사실 적시' 여부가 실제 결과를 어떻게 가르는지 짚어봤어요.
사연안녕하세요. 40대 직장인 여성입니다. 제가 지금 너무 무서워서 글을 올립니다. 저는 회사 팀 동료 여섯 명이랑 만들어진 단톡방에 있는데, 지난 4월 초에 그 방에서 같은 팀 선임인 이모 씨 얘기를 했어요. 이모 씨가 작년 말에 팀 공금에서 5만 원짜리 회식비를 두 번 이중으로 청구한 게 있었거든요. 제가 그걸 우연히 영수증 정리하다가 봤고, 그냥 넘기기 찜찜해서 단톡방에 '이모 씨가 지난 12월에 회식비 이중 청구한 거 알고 있어요? 저만 이상한 건지 몰라서요'라고 썼습니다. 그 방에는 저 포함해서 여섯 명이 있었고, 전부 같은 팀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이틀 뒤에 이모 씨가 저를 불러서 '당신이 나를 횡령범으로 몰았다'며 고소하겠다고 했고, 실제로 5월 중순에 경찰에서 출석 요구 통지가 왔어요. 죄명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저는 그냥 팀원들한테 확인하려고 한 말이었고, 이중 청구가 실제로 있었던 건데 이게 왜 명예훼손이 되는지 모르겠어요. 출석 조사는 다음 달 초인데, 제가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정말 처벌을 받게 되는 건지 너무 불안합니다.
단톡방 여섯 명, '공연성'이 인정되는 조건
이 사건에서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건 공연성입니다. 명예훼손죄는 형법 제307조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모두 '공연히' 사실 또는 허위 사실을 적시하는 것을 요건으로 하거든요. 그런데 단둘이 나눈 대화가 아니라 여러 명이 있는 방이면 공연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법원이 판단해 온 흐름이 있어요. 특히 '전파 가능성' 이론이 실무에서 중요하게 작동하는데, 그 내용이 불특정 다수에게 퍼질 수 있는 구조라면 처음 발화 대상이 몇 명이든 공연성이 성립한다고 봅니다. 여섯 명짜리 팀 단톡방이라면 전원이 같은 회사 직원이라는 점에서 전파 가능성이 없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에요. 다만 방 구성원이 모두 비밀유지 의무가 있거나, 내부 업무 확인 목적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맥락이라면 공연성이 부정될 여지도 있다는 게 실무에서 갈리는 지점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단순 확인 질문의 형식이었고 방 참여자가 모두 동일 팀이라는 점이 공연성 판단에서 어떻게 읽힐지가 핵심이에요. 경찰 조사 전에 그 단톡방의 성격과 구성원 관계를 정확히 정리해두는 게 필요합니다.
사실이었다고 해서 무조건 문제가 없는 건 아니에요
많은 분들이 '사실을 말한 건데 왜 문제냐'고 하시는데, 형법 제307조 1항은 '사실을 적시'하는 경우에도 명예훼손을 처벌합니다. 이게 한국 명예훼손법의 특이한 구조예요. 허위 사실이면 같은 조 2항이나 정보통신망법 제70조 2항으로 더 무거운 처벌을 받고, 사실이라도 1항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겁니다. 다만 형법 제310조에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경우에는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규정이 있어요. 이 조항이 이 사건의 실질적인 방어 논리가 될 수 있습니다. 회사 공금의 이중 청구 여부는 팀 구성원 전체의 이해관계와 직결되는 문제이고, 이를 내부에서 확인하려 한 행위는 '공공의 이익'에 해당할 수 있다는 논리예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발화자의 주된 목적이 공익이었는지, 아니면 이모 씨를 망신 주려는 의도가 섞였는지가 판단 기준이 됩니다. 단톡방 메시지의 문맥, 그 전후로 이모 씨에 대해 어떤 말을 했는지, 감정적인 표현이 있었는지 등이 실제 결과를 가를 수 있어요. 메시지 원문을 다시 꼼꼼히 읽고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 정확히 파악해두셔야 합니다.
이중 청구가 실제로 있었다면, 지금 챙겨야 할 것들
이 사건에서 방어의 출발점은 이중 청구 사실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걸 입증하는 겁니다. 발화 내용이 사실에 기반했다는 점은 위법성 조각 주장의 전제가 되기도 하고, 고의성 판단에도 영향을 줘요. 당시 영수증 원본이나 회사 경비 처리 내역, 법인카드 사용 기록 등이 있다면 반드시 확보해두세요. 회사 내부 자료라면 출석 조사 전에 개인적으로 복사본을 확보하거나, 경찰 조사에서 증거로 제출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단톡방 메시지 원문도 삭제되기 전에 캡처해 보관해야 하고, 캡처 시점과 방 구성원 목록도 함께 저장해두면 나중에 유용해요. 고소인이 주장하는 메시지가 실제로 어떤 문맥이었는지, 전후 대화 흐름이 어떻게 이어졌는지도 기억을 정리해두는 게 중요합니다. 경찰 출석 조사에서는 진술 내용이 이후 재판에서도 증거로 쓰이기 때문에, 기억에 의존해 즉흥적으로 답하기보다 사실관계를 미리 정리한 메모를 가지고 가는 편이 훨씬 안전해요. 정보통신망법 제70조는 벌금 외에 징역형도 규정하고 있어서, 첫 조사에서 진술이 어떻게 정리되느냐가 이후 흐름을 크게 좌우할 수 있습니다.
재산범죄 접점, 그리고 이 사건이 복잡해지는 이유
한 가지 더 짚어야 할 부분이 있어요. 이 사건의 본질적인 배경에는 이중 청구, 즉 공금 유용이라는 재산 관련 문제가 있습니다. 이모 씨가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건 사실이지만, 반대로 이중 청구가 실제로 확인된다면 업무상 횡령 또는 사기에 해당할 수 있는 사안이에요. 형법 제356조 업무상 횡령은 업무상 관계로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횡령한 경우를 처벌하는데, 회사 경비를 이중으로 청구해 수령했다면 이 조항이 적용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금액이 10만 원 수준이라는 점, 고의 여부가 불분명할 수 있다는 점 등은 실무에서 사건 처리 방향에 영향을 줍니다. 이 사건에서 당사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경로 중 하나는, 명예훼손 조사에서 방어 논리를 정리하는 동시에 이중 청구 사실을 회사에 공식적으로 신고하거나 수사기관에 별도로 알리는 방안이에요. 다만 이 선택이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어서, 사실관계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뒤에 판단해야 합니다. 두 가지 사안이 얽혀 있는 만큼, 어느 한쪽 대응이 다른 쪽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하는 시각이 필요해요.
이 자료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과 자가 점검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필요한 경우 변호사에게 확인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