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범죄 · 부산

선급금 2천만 원 받고 납품이 두 달 넘게 늦어졌는데 사기죄로 고소당했습니다

정홍철 변호사2026. 9. 7.
+ 이웃추가

교육 목적으로 구성한 가상 사례입니다. 실제 의뢰인의 사건이나 상담 내용을 옮긴 것이 아니며, 등장하는 인물·회사·지역·수치는 모두 가상입니다. 특정 인물이나 사건과 유사해 보여도 무관하며, 예측 수치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부산에서 제조업체를 운영하던 중 선급금을 받고 납품이 지연된 상황에서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한 사례. 계약 불이행과 사기죄의 경계, 범의 입증 문제를 중심으로 살펴봅니다.

안녕하세요, 부산에서 작은 금속 가공 업체를 7년째 운영하고 있는 40대 남성입니다. 올해 3월 초에 거래처 대표 A씨로부터 맞춤형 부품 300세트 납품 주문을 받았고, 계약서에는 납품일을 5월 15일로 명시했어요. 계약 당일 A씨가 선급금으로 2천만 원을 입금해 줬고, 저는 그 돈으로 원자재를 구매하고 외주 가공 업체에 선금을 넣었습니다. 그런데 4월 중순쯤 주요 원자재를 공급하던 업체가 갑자기 폐업을 해버렸어요. 대체 공급처를 찾느라 거의 3주를 날렸고, 그 과정에서 A씨한테 전화로 여러 차례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A씨도 처음엔 '알겠다, 최대한 빨리 해달라'고 했는데, 5월 말이 지나도 납품이 안 되니까 태도가 완전히 바뀌더라고요. 결국 납품은 7월 초에 완료됐습니다. 원래 계약일보다 약 7주가 늦어진 거예요. 납품 완료 확인도 받았고, 잔금도 일부 받았는데, 8월 들어서 갑자기 A씨가 저를 사기죄로 고소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처음부터 납품할 의사도 능력도 없었으면서 선급금을 편취했다'는 게 고소 이유라고 하더군요. 저는 실제로 납품을 다 완료했고, 원자재 구매 영수증이나 외주 업체와의 계약서도 다 남아 있어요. 그런데 경찰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출석요구서가 날아왔고 지금 너무 무섭습니다. 납품을 실제로 완료했는데도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는 건가요? 저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납품을 완료했는데 왜 사기 고소가 가능한가

이 사연에서 가장 먼저 짚어야 할 지점은, 형법상 사기죄의 기망행위와 편취 범의는 '계약 체결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점이에요. 즉, 고소인 A씨 측의 논리는 '선급금을 받던 3월 초 당시에 이미 납품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것이고, 나중에 납품이 완료됐다는 사실이 그 판단을 자동으로 뒤집지는 않는다는 주장입니다. 실무에서 이런 유형의 고소가 적지 않게 접수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어요. 그러나 형사법에서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검사가 피의자에게 처음부터 기망의 고의와 재물 편취의 범의가 있었음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해야 합니다. 이 증명 기준은 매우 엄격해서, 단순히 납품이 늦어졌다는 사실만으로는 그 증명이 이루어지지 않아요. 글쓴이가 원자재 구매에 선급금을 사용했고, 외주 업체에도 선금을 납입했다는 사실은 '처음부터 납품할 의사가 없었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증거가 됩니다. 계약 체결 이후 실제로 이행을 위한 준비를 했다는 객관적 흔적이 남아 있다는 뜻이니까요. 납품이 결국 완료된 것도 중요한 사정이지만, 그보다 더 핵심은 선급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느냐입니다.

원자재 공급업체 폐업이라는 외부 사정이 법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가

사기죄에서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보려면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뿐 아니라, 그 발생 위험을 내심으로 용인하는 의사까지 있어야 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리고 그 용인 여부는 행위자의 말이 아니라 외부에 나타난 행위 형태와 구체적 상황을 기초로 추론합니다. 이 사건에서 납품 지연의 직접적 원인이 된 원자재 공급업체의 갑작스러운 폐업은, 계약 당시 글쓴이가 예측하거나 용인할 수 있었던 사정이 아닙니다. 이런 외부적 장애가 발생했을 때 글쓴이가 어떻게 행동했느냐가 중요해요. 여러 차례 전화로 상황을 설명했다는 것, 대체 공급처를 적극적으로 찾았다는 것, 그리고 결국 납품을 완료했다는 것은 모두 '처음부터 속여서 돈을 가로채려 했다'는 고소인의 주장과 배치되는 정황입니다. 반면 A씨가 처음에 지연을 양해했다가 나중에 태도를 바꿨다는 부분도 눈여겨봐야 해요. 지연 사실을 알면서 잔금 일부를 지급했다는 것은 A씨 스스로도 일정 시점까지는 계약 이행을 인정하고 있었다는 방증이 될 수 있거든요. 이런 사정들이 수사 과정에서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제시될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집니다.

민사 채무불이행과 형사 사기죄 사이의 경계선

이 사건은 형사사건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계약 불이행 분쟁이에요. 납품 지연으로 인해 A씨가 입은 손해는 민사상 채무불이행 책임이나 지체상금 조항으로 해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는 처음부터 상대방을 속여 재물을 편취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이지, 계약을 체결한 이후 이행 과정에서 생긴 분쟁을 처벌하는 규정이 아니거든요. 계약 위반이나 채무불이행을 둘러싼 갈등이 형사고소로 이어진 사안에서, 단순히 계약 이행 과정에서 다툼이 생겼다는 사정만으로 기망행위를 인정하는 것은 형사처벌의 보충성 원칙에 반한다는 취지의 주장이 실무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어요. 수사기관도 이런 유형의 고소를 접수할 때 단순 민사 분쟁인지 실질적 사기인지를 가려내는 데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는 편입니다. 다만 이 경계선이 항상 명확하게 그어지는 건 아니에요. 선급금을 받은 뒤 이행 준비를 전혀 하지 않거나, 선급금을 전혀 관계없는 용도에 사용했거나, 처음부터 이행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음을 알면서 계약한 경우라면 사기죄 성립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 사건에서는 그런 사정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수사 단계에서 이 경계선 논리를 명확하게 주장하는 것이 방어의 핵심 축이 됩니다.

지금 당장 챙겨야 할 증거와 대응 방향

출석요구서를 받은 시점부터는 모든 것을 기록으로 남긴다는 생각으로 움직여야 해요.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선급금 2천만 원이 원자재 구매와 외주 가공 선금으로 사용됐음을 보여주는 자료들입니다. 원자재 구매 세금계산서, 외주 업체와의 계약서, 계좌 이체 내역을 한데 묶어 정리해 두세요. 원자재 공급업체가 폐업했다는 사실은 법인 등기부 또는 사업자등록 말소 확인서로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고, 이게 납품 지연의 직접 원인이었음을 뒷받침하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A씨와 전화나 문자로 지연 상황을 설명한 내용이 남아 있다면 반드시 캡처해 두고, 잔금 일부를 받은 날짜와 금액도 이체 내역으로 확인해 놓으세요. 납품 완료 후 A씨로부터 받은 수령 확인서나 거래명세서도 중요한 자료예요. 이런 증거들이 갖춰져 있으면 피의자 조사에서 '처음부터 납품할 의사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반박할 수 있습니다. 한편, 피해회복이 이미 상당 부분 이루어진 상황이므로, A씨와의 관계에서 남은 금전적 분쟁이 있다면 민사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수사 단계의 결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알아두는 게 좋습니다.

TEST사기 혐의와 사실관계 점검답변에 따라 추가로 확인할 쟁점과 자료를 정리해보세요 →

이 자료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과 자가 점검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필요한 경우 변호사에게 확인하세요.

♡ 공감댓글 0

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