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목적으로 구성한 가상 사례입니다. 실제 의뢰인의 사건이나 상담 내용을 옮긴 것이 아니며, 등장하는 인물·회사·지역·수치는 모두 가상입니다. 특정 인물이나 사건과 유사해 보여도 무관하며, 예측 수치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중고 거래 사기 피해를 커뮤니티에 폭로했다가 오히려 명예훼손 민·형사 소송을 당한 사례. 피해자가 가해자로 역전될 수 있는 구조와 대응 지점을 짚는다.
사연안녕하세요, 저 정말 억울해서 글 씁니다. 올해 3월 초에 중고 거래 앱에서 노트북을 80만 원에 샀는데, 판매자가 물건을 보내준 뒤 연락을 끊었어요. 받아보니 사진과 전혀 다른 제품이었고, 배터리는 부풀어 있었고, 액정에 금이 가 있었습니다. 판매자한테 문자도 보내고 전화도 수십 번 했는데 차단당했어요. 결국 3월 말에 경찰에 사기죄로 신고했고 사건 번호도 받았습니다. 근데 수사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그 사람이 다른 사람들한테도 똑같은 짓을 하고 있을 것 같아서 4월 초에 제가 자주 가는 IT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어요. 판매자 닉네임이랑 거래 앱 아이디, 계좌번호 뒷자리, 그리고 제가 받은 실제 물건 사진을 올리면서 '이 사람한테 사기당했습니다, 조심하세요'라고 썼습니다. 글이 꽤 많이 퍼졌고 댓글에 저랑 비슷한 피해자가 두 명 더 나타났어요. 근데 글 올린 지 열흘쯤 지나서 갑자기 내용증명이 날아왔습니다. 그 판매자가 변호사를 선임해서 '허위 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5천만 원짜리 민사 손해배상 청구 예고장이었어요. 그리고 이틀 뒤에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명예훼손으로 형사 고소도 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제가 사기를 당한 건데, 제가 범죄자가 되는 건가요? 이 글 지워야 하나요, 아니면 버텨야 하나요? 너무 무서워서 잠을 못 자고 있습니다.
사실 적시와 허위 사실, 어느 쪽 조문이 적용되느냐가 먼저 갈린다
이 사안에서 법적으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건 상대방이 '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는지,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는지입니다. 내용증명에 '허위 사실 유포'라고 적혀 있다고 하셨는데, 두 가지는 조문도 다르고 법정형도 다르고 방어 논리도 달라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는 1항에서 사실 적시, 2항에서 허위 사실 적시를 구별해 규정하고 있어요. 허위 사실 적시는 법정형이 더 무겁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허위'라고 주장하려면 실제로 그 내용이 거짓임을 입증할 부담이 일정 부분 상대방에게도 있어요. 이 사연에서 핵심은 게시글에 올린 내용이 실제 거래 경위와 수령한 물건의 상태를 그대로 서술한 것이냐는 점입니다. 실제로 그런 물건을 받았고, 연락이 두절됐고, 경찰 신고까지 마쳤다면 이는 '사실 적시'에 해당하는 게시글이에요. 그 사실이 진실이라면 허위 사실 적시 조항은 애초에 적용 자체가 어렵습니다. 물론 게시글에 과장이나 추측이 섞여 있다면 그 부분은 별도로 따져봐야 해요.
사실이 맞더라도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는 이유, 그리고 그걸 막는 위법성 조각 요건
우리 형법 제307조 1항은 '사실을 적시해도 명예훼손이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어요. 이게 많은 분들이 당황하는 지점입니다. 사실을 쓴 것뿐인데 왜 범죄냐고요. 그래서 형법 제310조가 있는 겁니다. 해당 조문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해요. 이걸 위법성 조각이라고 부릅니다. 이 사안에서 이 조항이 얼마나 잘 작동하느냐가 형사 결론을 가르게 됩니다. 실무에서 법원이 공공의 이익을 인정해 온 흐름을 보면, 소비자 피해를 알리는 게시글은 개인적 감정 해소보다 다른 소비자 보호라는 목적이 더 크다고 판단되는 경우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향이 있어요. 이 사연에서 유리한 사실은 두 가지예요. 첫째, 경찰 신고를 먼저 했고 사건 번호까지 받은 상태였다는 점. 이건 개인 감정이 아니라 공적 절차를 거친 뒤 추가로 주의를 환기한 것이라는 맥락을 만들어줘요. 둘째, 댓글에 실제 유사 피해자가 두 명 더 나왔다는 점. 이건 게시글의 내용이 허위가 아니었음을 보강하는 동시에, 불특정 다수에 대한 피해 예방 목적이 있었다는 걸 뒷받침합니다. 반면 불리한 부분도 있어요. 계좌번호 뒷자리나 앱 아이디처럼 개인 식별 정보를 직접 노출한 건 법원에서 표현 방식의 상당성이 문제될 수 있는 지점이에요.
민사 손해배상 5천만 원이 실제로 인용될 가능성과 그 구조
내용증명에 적힌 5천만 원이라는 숫자는 협상용 압박 금액인 경우가 많아요. 실제 민사 소송에서 명예훼손 손해배상이 인용되려면 명예훼손 행위로 인한 손해가 입증돼야 하고, 그 금액도 구체적으로 산정돼야 합니다. 법원이 인정하는 위자료 수준은 사안에 따라 크게 다르지만, 일반 개인 간 온라인 게시글 사건에서 수천만 원대가 인용되는 경우는 드문 편이에요. 단, 민사에서 중요한 건 형사와 달리 위법성 조각 조항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민사에서는 위법성 여부를 불법행위 성립 요건으로 별도로 따지는데, 게시글의 표현 방식과 유포 범위, 그리고 실제로 상대방이 어떤 손해를 입었는지를 종합해서 봐요. 이 사건에서 상대방이 손해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게시글로 인해 거래가 중단됐다거나 구체적인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다는 걸 보여줘야 하는데, 이미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람이 그걸 입증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게시글이 광범위하게 퍼진 건 상대방 측에서 손해 규모를 주장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해요. 그래서 지금 시점에 게시글을 삭제할지 유지할지는 단순히 감정이나 원칙 문제가 아니라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문제예요.
지금 당장 챙겨야 할 것들, 순서가 중요하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게시글 원문과 댓글 전체를 캡처해서 보관하는 겁니다. 삭제 여부와 무관하게 최초 게시 시점의 내용이 증거로 남아 있어야 해요. 다음으로 경찰 신고 접수증, 사건 번호 확인 문자, 판매자와의 거래 내역, 물건 수령 직후 찍은 사진 등을 모두 모아두세요. 이것들이 게시글 내용이 사실이었음을 뒷받침하는 직접 증거가 됩니다. 댓글에 나타난 다른 피해자들의 연락처도 확보해두면 좋아요. 이분들이 나중에 참고인이 될 수 있습니다. 내용증명에 답장을 보낼 때는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게 원칙이에요. 내용증명 자체는 법적 효력이 있는 서류가 아니고, 섣불리 답장을 써서 불필요한 사실을 인정하는 표현을 남기면 나중에 불리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형사 고소 건은 경찰에서 출석 요구가 오면 그때 진술 방향을 정해야 하는데, 사기 피해 신고를 먼저 했다는 시간 순서와 게시글의 목적이 소비자 피해 예방이었다는 점을 일관되게 설명하는 게 핵심이에요. 게시글을 지금 바로 삭제하는 건 오히려 '허위임을 인정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고, 반대로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선의의 조치'로 해석될 수도 있어서 단순히 지우면 된다 안 된다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이 판단은 이미 접수된 형사 고소의 진행 상황과 맞물려 있어요.
참고 법령·자료
이 자료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과 자가 점검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필요한 경우 변호사에게 확인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