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범죄

보이스피싱 인출책으로 몰렸는데 정말 몰랐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정홍철 변호사2026.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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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목적으로 구성한 가상 사례입니다. 실제 의뢰인의 사건이나 상담 내용을 옮긴 것이 아니며, 등장하는 인물·회사·지역·수치는 모두 가상입니다. 특정 인물이나 사건과 유사해 보여도 무관하며, 예측 수치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인 부탁으로 통장과 카드를 건넸다가 보이스피싱 인출책으로 입건된 가상 사례. 고의가 없었다는 것을 어떻게 입증하는지 실무적으로 짚는다.

제가 지금 너무 무서워서 손이 떨립니다. 사건은 올해 3월 초에 시작됐어요. 온라인 중고거래 커뮤니티에서 알게 된 '이준호'라는 닉네임의 사람이 저한테 연락을 해왔는데, 자기가 해외 직구 대리구매 사업을 하는데 국내 결제 계좌가 부족하다면서 제 통장을 잠깐 빌려주면 건당 5만 원씩 수수료를 주겠다고 했어요. 저는 그때 생활비가 빠듯했고, 대리구매라는 게 흔한 사업이라고 생각해서 별 의심 없이 제 농협 통장 사본과 체크카드를 퀵으로 보내줬습니다. 카드를 보낸 날이 3월 8일이었고, 3월 12일에 갑자기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어요. 제 통장이 보이스피싱 피해자 돈 1,200만 원을 받아서 빼내는 데 쓰였다는 거였습니다. 피해자가 세 명이래요. 저는 그 말을 듣고 그냥 머릿속이 하얘졌어요. 저는 진짜로 그게 보이스피싱에 쓰일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요. 이준호한테 바로 연락했더니 이미 번호가 없어진 상태였고요. 경찰에서 임의동행 요청이 왔는데, 가야 하는지 변호사를 먼저 만나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저한테 사기방조죄가 적용된다고 하는데 실제로 어떻게 되는 건지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수수료 5만 원 받은 게 문제가 되는 건가요, 고의가 없었다는 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요?

이 사건에서 법적으로 무게가 실리는 사실들

이 사연에서 수사기관이 주목할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예요. 첫째는 통장과 카드를 양도했다는 사실 자체이고, 둘째는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는 점입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는 접근매체, 즉 통장·카드·비밀번호 등을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있어요. 이 조항은 목적이나 고의를 묻지 않고 양도 행위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보이스피싱인지 몰랐다고 해도 통장을 넘긴 것만으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는 이미 성립 가능한 구조예요. 여기에 더해 형법상 사기죄의 방조 혐의까지 붙을 수 있는데, 방조는 정범의 범행을 알면서 도왔을 때 성립하므로 이 부분에서 '고의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수수료 5만 원이라는 대가는 수사기관 입장에서 '뭔가 불법적인 일임을 알면서도 이익을 취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근거가 될 수 있어요. 반면 이 금액이 시장에서 통용되는 대리구매 수수료 수준이고, 실제로 대리구매 플랫폼이나 커뮤니티에서 비슷한 방식의 거래 광고가 돌아다니고 있다는 점은 당사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 사안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은 다투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사기방조의 고의 유무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다투느냐가 사건의 향방을 가르는 지점입니다.

고의가 없었다는 걸 법원은 어떤 기준으로 보는가

방조범의 고의는 '정범이 범죄를 저지른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 실행을 용이하게 한다는 의사'를 말해요. 이걸 직접 증명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수사기관과 법원은 보통 간접 사실들을 모아서 고의를 추단하는 방식을 씁니다. 실무에서 고의가 있었다는 쪽으로 불리하게 작용하는 사실들은 다음과 같아요. 상대방을 직접 만나지 않고 온라인으로만 접촉했고, 사업자등록증이나 실체를 확인하지 않았으며, 통장을 넘기고 나서 OTP나 비밀번호까지 알려줬다면 더욱 불리합니다. 반대로 고의가 없었다는 방향으로 유리하게 작용하는 사실은 이렇습니다. 상대방이 실제로 그럴듯한 사업 설명을 제시했고, 그 설명을 뒷받침하는 문서나 대화 내역이 남아 있다면 '믿을 만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 여지가 생깁니다. 법원이 그동안 보이스피싱 관련 방조 사건에서 판단해 온 흐름을 보면, 피의자가 이상한 낌새를 느낄 만한 상황이 있었는지, 즉 거래 방식이 통상적인지 여부를 중요하게 봐 온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이 사건에서 '대리구매'라는 명목이 실제로 사회에서 통용되는 방식과 얼마나 유사했는지, 그리고 당사자가 그 방식이 이상하다고 느낄 만한 정황이 있었는지가 실질적인 갈림목이 됩니다. 상대방이 보낸 메시지, 사업 설명 캡처, 수수료 지급 방식 등을 꼼꼼히 보존해 두는 것이 이 단계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에요.

지금 당장 챙겨야 할 증거와 대응 순서

임의동행 요청을 받은 상태라면, 임의동행은 말 그대로 임의이기 때문에 반드시 응해야 하는 의무는 없어요. 다만 무작정 거부하면 수사기관에 비협조적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어서, 이 판단은 사건 내용을 먼저 파악한 뒤에 하는 것이 낫습니다. 먼저 챙겨야 할 것은 이준호와 나눈 모든 대화 내역이에요. 카카오톡, 문자, 커뮤니티 쪽지 등 채널을 가리지 않고 스크린샷을 찍어 백업해 두세요. 상대가 제시한 사업 설명 자료, 사업자등록증 사본이라고 보내준 파일이 있다면 그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퀵으로 통장을 보낸 영수증, 수수료를 받았거나 받기로 한 내역도 보존해야 해요. 이것들이 '나는 정상적인 대리구매 업무라고 믿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증거가 됩니다. 그리고 수사기관에 출석하기 전에 반드시 이 자료들을 정리해서 당시 상황을 시간순으로 재구성해 두는 것이 좋아요. 진술은 한번 하고 나면 번복하기가 매우 어렵고, 수사 초기 진술이 이후 재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부분은 통장을 양도한 사실 자체가 인정되는 이상 다투기 어렵지만, 사기방조의 고의 부분은 초기 진술에서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처분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요. 피해 회복 측면에서도, 본인이 받은 수수료가 피해자들의 손해와 어떤 관계인지는 추후 민사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이 부분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결과가 갈렸던 변수들

보이스피싱 인출책 관련 사건에서 실무상 결과가 나뉘는 가장 큰 변수는 '피의자가 이상함을 인지할 수 있었는가'입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처음부터 신분 확인을 극도로 꺼렸고, 통장을 받자마자 바로 수십 차례 현금 인출이 이루어졌으며, 피의자가 그 사실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고의 추정이 강해지는 쪽으로 기울 수 있어요. 반면 상대방이 상당히 정교하게 정상 사업자인 척 위장했고, 피의자가 통장을 건넨 뒤 실제로 어떤 거래가 이루어지는지 전혀 모니터링하지 않았으며, 이상함을 느끼는 순간 즉시 카드 분실 신고나 계좌 정지 요청을 했다면 고의 부재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 사건에서 당사자가 카드를 건넨 뒤 이준호와 어떤 후속 대화를 나눴는지, 인출 내역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가 그 기준선이 될 거예요. 수사 단계에서 검사가 기소 여부를 판단할 때 피해 규모, 피의자의 이익 취득 금액, 실질적 가담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수수료 5만 원과 피해액 1,200만 원 사이의 불균형이 오히려 '이 사람이 범행의 핵심 가담자가 아니었다'는 방향으로 읽힐 여지도 있습니다. 어떤 방향이든, 지금 시점에서 가장 위험한 행동은 경황이 없다는 이유로 증거를 방치하거나 상대방과 추가로 연락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TEST보이스피싱 연루 상황 점검답변에 따라 추가로 확인할 쟁점과 자료를 정리해보세요 →

이 자료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과 자가 점검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필요한 경우 변호사에게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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