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목적으로 구성한 가상 사례입니다. 실제 의뢰인의 사건이나 상담 내용을 옮긴 것이 아니며, 등장하는 인물·회사·지역·수치는 모두 가상입니다. 특정 인물이나 사건과 유사해 보여도 무관하며, 예측 수치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투자금 반환 분쟁을 민사로 풀어가던 중 상대방이 형사고소까지 제기한 사안. 민사와 형사가 동시에 진행될 때 무엇이 쟁점이 되는지 짚는다.
사연안녕하세요, 대전에 사는 40대 자영업자입니다. 작년 3월에 지인 소개로 알게 된 분이랑 소규모 식품 유통 사업을 같이 해보기로 했어요. 상대방이 먼저 제안했고, 저는 운영 자금 명목으로 2,800만 원을 냈습니다. 계약서도 썼고, 수익은 6개월 후부터 나눠 갖기로 했어요. 근데 막상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 보니까 상대방이 자꾸 추가 비용이 생긴다면서 돈을 더 요구하더라고요. 저는 처음 계약서에 없던 내용이라 거절했고요. 결국 작년 10월쯤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고, 상대방은 연락이 뜸해졌습니다. 저는 올해 1월에 민사 소송을 냈어요. 2,800만 원 반환 청구였고, 현재 대전지방법원에서 1심이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소장을 받은 상대방이 한 달도 안 돼서 저를 사기죄로 고소해 버렸습니다. 제가 처음부터 사업을 할 의사가 없었고 돈만 받아 챙겼다는 거예요. 말이 안 되는 소리라서 너무 당황스럽습니다. 저는 실제로 사업 준비를 했고, 거래처 미팅도 다녔고, 비용도 썼어요. 영수증도 있고 카카오톡 대화도 다 남아 있습니다. 근데 경찰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연락이 왔고,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민사도 지켜야 하고 형사도 대응해야 하는데, 이 두 가지가 서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건지, 제가 지금 당장 뭘 챙겨야 하는지 정말 막막합니다.
민사 소장이 형사고소의 방아쇠가 된 구조
이 사안에서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건 타이밍이에요. 민사 소장이 상대방에게 송달된 직후 형사고소가 접수됐다는 점, 이게 우연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무에서 이런 패턴은 꽤 자주 보여요. 민사 청구를 받은 쪽이 방어 수단 겸 압박 카드로 형사고소를 역으로 제기하는 거죠. 법적으로 이건 형사처벌의 보충성 원칙과 맞닿아 있는 문제입니다. 계약 이행 과정에서 분쟁이 생겼다는 사정만으로는 기망행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주장이 형사 실무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어요. 즉, 민사상 채무불이행이나 계약 위반이 곧바로 사기죄가 되는 건 아니라는 거예요.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계약 당시, 그러니까 2,800만 원을 받던 그 시점에 이미 이행할 의사가 없었거나 이행할 능력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속였다는 사실이 증명돼야 합니다. 이 점에서 사연 속 당사자가 실제로 거래처 미팅을 다니고 비용을 지출했다는 사실은 법적으로 상당히 의미 있는 방어 자료가 됩니다. 고소인이 주장하는 '처음부터 사업 의사 없음'이라는 내러티브를 깨는 직접적인 반증이 될 수 있거든요.
형사에서 '고의'를 어떻게 다투느냐가 핵심이다
사기죄의 핵심 요소는 기망행위와 편취의 범의, 즉 속이려는 고의입니다. 형사소송법의 원칙상 이 고의의 존재를 증명할 책임은 검사에게 있어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피의자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하는 게 형사법의 기본 구조고요. 그러니까 수사 단계에서 피의자 쪽이 해야 할 일은 '내가 결백하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주장하는 고의가 있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미필적 고의 여부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 법원이 이를 판단할 때는 행위자의 진술보다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당시 상황을 기준으로 삼는다고 알려져 있어요. 이 사안에서 거래처 미팅 기록, 사업 준비 관련 지출 영수증, 상대방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가 바로 그 외부 행위의 형태를 보여주는 자료들입니다. 반대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건 자금 사용 내역이 불투명하거나, 초기 계약 조건과 실제 진행 사이에 설명되지 않는 간격이 있는 경우예요. 수사 단계에서 이 간격을 먼저 확인하고, 해명 논리를 미리 정리해 두는 게 중요합니다.
민사와 형사가 동시에 돌아갈 때 서로 미치는 영향
민사와 형사가 동시에 진행될 때 가장 주의할 점은 진술의 일관성이에요. 민사 소송에서 제출한 준비서면이나 증거, 형사 조사에서 한 진술이 서로 충돌하면 양쪽 모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민사 법원이 형사 수사 결과를 참고하거나, 반대로 형사 수사 과정에서 민사 기록이 증거로 쓰이는 일도 실무에서 드물지 않아요. 이 사안에서는 민사 청구의 근거, 즉 '나는 계약을 이행하려 했고 상대방 귀책으로 사업이 중단됐다'는 논지와, 형사에서의 방어 논리, 즉 '계약 당시 기망 의사가 없었다'는 논지가 서로 일치하는 방향으로 정리돼야 합니다. 다행히 이 사안은 두 논지가 자연스럽게 맞물릴 수 있는 구조예요. 민사에서 이기려면 계약 이행 노력을 입증해야 하고, 형사에서 방어하려면 같은 자료가 고의 부재의 증거가 되니까요. 형사 조사 전에 민사 소송에서 이미 제출한 증거 목록을 정리해 두고, 진술이 어느 쪽에서도 흔들리지 않도록 사전에 정리해 두는 게 필요합니다. 고소인이 피해회복이나 합의를 언급하는 시점이 오면, 그게 형사 처분 단계에서 참작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해요.
지금 당장 챙겨야 할 것들
경찰 조사 출석 통보를 받은 시점이라면 지금이 준비의 골든타임입니다. 먼저 카카오톡 대화 전체를 날짜 순으로 캡처해서 정리하세요. 계약 체결 전 협의 내용, 사업 진행 중 상대방의 요구 사항, 추가 비용 요구에 내가 어떻게 대응했는지가 담긴 대화가 핵심이에요. 거래처 미팅 기록은 일시와 장소, 참석자를 정리하고 당시 주고받은 이메일이나 문자가 있으면 함께 묶어 두세요. 사업 준비에 쓴 비용의 영수증은 금액과 날짜, 용도를 메모해서 정리하면 좋습니다. 계약서 원본은 당연히 보관 중이어야 하고, 계약서에 서명하게 된 경위, 상대방이 먼저 제안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자료가 있으면 챙겨 두세요. 조사에서 진술할 때는 기억이 불분명한 부분을 억지로 채우지 않는 게 좋습니다. 확실한 것만 명확하게,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하는 게 일관성을 지키는 방법이에요. 민사 소송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형사 조사가 겹쳐 있으니, 두 절차에서 어떤 주장을 어떻게 펼칠지 미리 전체 그림을 그려보는 작업이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이 자료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과 자가 점검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필요한 경우 변호사에게 확인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