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성범죄 피의자 입장에서 사건 당일 CCTV를 확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정홍철 변호사2026.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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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목적으로 구성한 가상 사례입니다. 실제 의뢰인의 사건이나 상담 내용을 옮긴 것이 아니며, 등장하는 인물·회사·지역·수치는 모두 가상입니다. 특정 인물이나 사건과 유사해 보여도 무관하며, 예측 수치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성범죄 혐의를 받게 된 당사자가 사건 당일 CCTV 영상을 증거로 확보하려 할 때 법적으로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실무에서 어떤 변수가 결과를 가르는지 분석합니다.

지난달 말 갑자기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어요. 성추행 혐의로 신고가 들어왔다고, 출석해달라고요.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됐습니다. 신고 내용을 들어보니 지난달 7일 밤 11시쯤 제가 다니는 동네 편의점 근처 골목에서 모르는 여성을 추행했다는 거였어요. 그날 저는 친구 생일 모임이 있어서 저녁 8시부터 자정 넘어까지 같은 동네 식당과 노래방에 있었거든요. 절대로 그 골목 근처에도 간 적이 없어요. 카드 내역도 있고, 친구들도 증언해줄 수 있는데, 문제는 그 시간대에 제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줄 영상이 있으면 훨씬 확실할 것 같아서요. 그 식당이랑 노래방 건물 입구에 CCTV가 있었던 게 기억납니다. 근처 편의점에도 분명히 달려 있었고요. 그런데 경찰에 이야기하면 경찰이 알아서 확보해줄까요, 아니면 제가 직접 뭔가를 해야 하나요. 솔직히 경찰이 제 편에서 움직여줄 거라는 믿음이 잘 안 생겨요.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몰라서 그냥 기다리다가 CCTV가 덮어써지면 어떡하나 싶어 너무 불안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영상이 사라질 것 같아서 지금 당장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런 상황에서 CCTV를 제가 직접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CCTV가 왜 지금 당장 문제인가 — 덮어쓰기와 시간의 압박

이 사연에서 법적으로 가장 급박한 사실은 하나예요. CCTV 영상은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덮어써진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상업시설 CCTV는 저장 용량에 따라 짧게는 2주, 길게는 한 달 치 영상만 보관하고 그 이후에는 새 영상으로 덮어쓰는 방식으로 운용돼요. 사건 발생일로부터 이미 한 달가량 지났다고 했으니, 지금 이 순간에도 영상이 남아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식당이나 노래방처럼 영업장 내부 카메라는 특히 교체 주기가 짧은 편이고, 건물 입구 외부 카메라는 그나마 조금 더 긴 경우도 있지만 역시 안심할 수 없어요. 공공기관이나 관할 구청이 설치한 방범 CCTV는 개인정보 보호위원회 고시 기준에 따라 최소 30일 이상 보관 의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민간 시설은 그 기준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결국 지금 이 순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해당 시설 측에 직접 연락해서 영상 삭제를 유보해달라고 요청하는 거예요. 구두 요청만으로는 불충분하고, 문자나 이메일처럼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남겨두는 게 좋습니다. 요청을 했는데도 삭제되었다면 이후 절차에서 유의미한 사정이 될 수 있어요.

피의자가 CCTV를 확보하는 경로 — 수사기관 의존과 직접 신청 사이

경찰이 알아서 유리한 증거까지 챙겨줄 거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수사기관은 범죄 혐의를 입증하는 방향으로 증거를 수집하는 게 기본 구조예요. 물론 형사소송법 제199조는 수사기관에게 피의자에게 유리한 증거도 수집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만, 실무에서 이 의무가 얼마나 충실히 이행되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피의자 측이 직접 움직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예요. 하나는 수사기관에 증거 수집을 요청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법원에 증거보전신청을 하는 겁니다. 수사기관에 대한 요청은 출석 조사 시 또는 서면으로 해당 CCTV 영상을 확보해달라고 명시적으로 요구하는 방식인데, 이 요청이 기록으로 남아야 나중에 수사기관이 이를 묵살했다는 사정을 다툴 수 있어요. 증거보전신청은 형사소송법 제184조에 근거하는 절차로, 공소 제기 전이라도 법원에 증거 보전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신청이 받아들여지려면 증거가 멸실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소명해야 하고, 실무에서 인용 여부는 법관 재량이 상당히 작용하는 편이에요. 신청 자체가 수사 진행 상황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타이밍과 방식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어떤 사실이 있으면 유리하고 어떤 상황이 불리한가

CCTV 확보 시도의 결과를 가르는 핵심은 요청 시점과 소명 자료의 구체성입니다. 사건 발생일과 장소, 해당 카메라의 위치를 특정해서 요청할수록 법원이나 수사기관이 움직일 근거가 생겨요. 반대로 '그 근처 어딘가에 CCTV가 있었을 것 같다'는 수준의 요청은 처리되지 않거나 늦어지기 쉽습니다. 카드 결제 내역, 친구들의 연락처, 노래방 영수증처럼 그날 동선을 뒷받침하는 보조 자료가 있으면 CCTV 확보 요청의 설득력이 올라가요. 반대로 이미 영상이 덮어써진 상태라면 확보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이때는 카드 내역과 동행자 진술이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됩니다. 유리한 상황은 요청 시점이 빠르고, 카메라 위치를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으며, 영상이 아직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경우예요. 불리한 상황은 사건 발생 후 오랜 시간이 지나 영상이 이미 소실됐거나, 해당 시설이 폐업했거나, 카메라 위치 자체를 특정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피해자 측이 이미 CCTV 제출을 요청했다면 수사기관이 해당 영상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 수사 기록 열람·등사 신청을 통해 해당 영상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게 현실적인 경로가 될 수 있어요. 수사 기록 열람은 형사소송법 제35조에 근거하지만 피의자 단계에서는 제한이 있어 실제로 열람 가능한 범위를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할 것 — 순서와 기록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날 동선에 해당하는 식당, 노래방, 편의점 등 시설 측에 직접 연락해서 특정 날짜·시간대의 영상을 삭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하는 겁니다. 이때 연락한 날짜와 상대방 이름, 응답 내용을 반드시 기록해두세요. 동시에 그날 함께 있었던 사람들의 연락처와 진술을 정리해두고, 카드 결제 내역도 출력해서 보관해야 합니다. 경찰 출석 전에 이 자료들을 갖추고 조사에 임하면, 조사 과정에서 수사관에게 해당 CCTV 확보를 공식적으로 요청하는 근거가 생겨요. 요청은 구두로만 하지 말고 조서에 명시되도록 요구하거나, 별도 서면으로 제출하는 방식이 바람직합니다. 증거보전신청을 고려한다면 사건 발생 장소 근처의 CCTV 위치를 직접 확인해서 주소와 카메라 설치 위치를 특정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해요. 스마트폰으로 카메라 위치를 촬영해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영상이 이미 소실되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그 경우를 대비한 대체 증거 구성도 병행해서 준비하는 게 현실적인 태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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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과 자가 점검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필요한 경우 변호사에게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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