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목적으로 구성한 가상 사례입니다. 실제 의뢰인의 사건이나 상담 내용을 옮긴 것이 아니며, 등장하는 인물·회사·지역·수치는 모두 가상입니다. 특정 인물이나 사건과 유사해 보여도 무관하며, 예측 수치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전에서 음주운전으로 면허취소 처분을 받고 이의신청까지 냈다가 부결된 당사자의 사연을 바탕으로, 행정심판·행정소송 단계에서 재량권 일탈 여부가 어떻게 다뤄지는지 분석합니다.
사연저 진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이렇게 글 올립니다. 대전에 사는 43살 직장인인데요, 지난 4월 말에 회사 회식이 있었어요. 저는 원래 술을 잘 못 마시는 편이라 맥주 두 캔 정도 마시고 끝낼 생각이었는데, 분위기에 휩쓸려서 소주를 몇 잔 더 마셨습니다. 회식이 끝나고 한 시간 정도 카페에 앉아서 물 마시고 쉬었다가 '이 정도면 괜찮겠지' 싶어서 차를 몰았어요. 집까지 10분 거리였거든요. 근데 출발하고 5분도 안 돼서 음주단속에 걸렸습니다. 처음 호흡 측정에서 0.085%가 나왔고, 저는 '방금 카페에 있다가 나온 거라 수치가 높게 나온 것 같다, 좀 있으면 내려갈 것 같다'고 했는데 경찰관이 혈액 채취는 제가 요청해야 한다고 했고 저는 그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호흡 수치로 처리됐어요. 그 수치로 면허취소 처분을 받았습니다. 저는 생계 때문에 운전이 꼭 필요한 사람이에요. 영업직이라 하루에 대전 시내를 대여섯 군데씩 돌아야 하고 대중교통으로는 도저히 커버가 안 되는 지역들이 있어서, 면허가 없으면 사실상 직장을 잃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지방경찰청에 이의신청을 냈는데 지난주에 부결 통보가 왔어요. 이유도 딱 한 줄, '처분이 적법하다'는 게 전부였고요. 이게 진짜 끝인 건가요? 행정심판이나 소송을 해도 의미가 없는 건지, 아니면 뭔가 더 다퉐볼 수 있는 게 있는 건지 너무 막막합니다.
이의신청 부결이 '끝'이 아닌 이유 — 불복 경로가 따로 있다
도로교통법상 이의신청은 운전면허 취소·정지 처분에 대해 지방경찰청장에게 내는 행정 내부 불복 절차입니다. 그런데 이게 부결됐다고 해서 다툴 기회가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 이의신청은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의 전치 절차가 아니라 별도의 창구일 뿐이라, 부결 이후에도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하거나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중요한 건 시간인데요, 행정심판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하고 행정소송도 비슷한 제소기간 제한이 있어요. 이의신청을 하는 동안 시간이 흘렀을 테니 지금 남은 기간이 얼마인지부터 정확하게 확인하는 게 급합니다. 이의신청 부결 통보에 '처분이 적법하다'는 한 줄만 적혀 있었다고 하셨는데, 그 자체가 이후 절차에서 문제 삼을 여지가 있어요. 행정청은 처분의 근거와 이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하는데, 이의신청 부결 통보가 그 요건을 갖췄는지도 따져볼 지점입니다. 처분을 받은 사람이 어떤 위반사실에 근거해 어떤 조문으로 처분이 내려진 건지 알 수 있을 정도의 기재가 없다면 그 자체로 절차 하자가 될 수 있거든요.
0.085%라는 수치, 운전 당시 수치로 볼 수 있는가
이 사건에서 법적으로 가장 의미 있는 사실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음주를 마친 뒤 카페에서 약 한 시간을 쉬었다는 점. 둘째, 혈액 채취 없이 호흡 측정 수치만으로 처리됐다는 점이에요. 혈중알코올농도는 음주 후 일정 시간 동안 상승하다가 정점을 찍고 하강하는데, 그 상승 구간이 사람마다, 음주 상황마다 달라집니다. 소주를 추가로 마신 시점과 단속 시점 사이의 간격, 측정된 0.085%와 처분 기준치의 차이가 얼마나 되는지가 핵심이에요. 운전 당시와 측정 당시 사이에 시간 간격이 있고 그때가 혈중알코올농도 상승기로 볼 여지가 있다면, 실제 운전 시점의 수치가 처분 기준치를 초과했는지는 단순히 측정 수치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게 법원이 판단해 온 흐름입니다. 다만 이것이 자동으로 유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아요. 법원은 운전과 측정 사이의 시간 간격, 측정 수치와 기준치의 차이, 음주를 지속한 시간 및 음주량, 단속 당시 운전자의 행동 양상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서 판단하거든요. 0.085%가 기준치를 얼마나 초과하는지, 회식에서 마신 음주량과 시간대를 객관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지가 이 다툼의 실질적인 승부처가 됩니다. 상승기인지 하강기인지 확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가능성을 전제로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도 있으니, 그 전제를 세울 수 있는 자료를 지금 모아두는 게 중요해요.
재량권 일탈·남용 심사 — 생계 사정이 어떻게 작동하는가
운전면허 취소처분의 근거는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이고, 구체적인 처분 기준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91조 제1항 [별표28]에 정해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시행규칙 별표는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 기준일 뿐이라 법원이나 국민을 직접 구속하는 효력이 없어요. 다시 말해 별표 기준상 취소 요건에 해당한다고 해서 무조건 취소처분이 적법한 건 아니라는 겁니다. 제재적 행정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남용했는지는 위반행위의 내용,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 목적, 그리고 처분으로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형량해서 판단해야 해요. 여기서 '영업직이라 운전이 생계와 직결된다'는 사정이 의미를 가집니다. 다만 이것이 자동으로 취소처분을 위법하게 만드는 건 아니에요. 음주운전이 공공 안전에 미치는 위험이라는 공익과 개인의 직업적 불이익을 저울질할 때, 법원은 수치의 정도, 전과 유무, 사고 발생 여부 같은 사정들을 함께 봐왔습니다. 초범이고 사고가 없었다면 그 자체로 유리한 요소이고, 반대로 수치가 기준치를 크게 초과하거나 과거 음주운전 전력이 있다면 불리하게 작용해요. 처분 통보서에 근거 법령과 위반사실이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는지도 확인해두세요. 그 기재가 부족하다면 절차 하자로 별도로 다툴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지금 당장 챙겨야 할 것들
가장 먼저 할 일은 처분서와 이의신청 부결 통보서를 꺼내 처분 날짜와 통보 날짜를 확인하는 겁니다. 행정심판 청구 기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계산해야 하고, 기간을 넘기면 어떤 주장을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아요. 그다음은 회식 당일 기록을 최대한 복원하는 거예요. 어느 식당에서 몇 시부터 몇 시까지 회식했는지, 무엇을 얼마나 마셨는지, 카페에 몇 시에 들어가서 몇 시에 나왔는지, 단속이 몇 시에 이뤄졌는지를 영수증이나 카드 내역, 카카오톡 대화 등으로 뒷받침할 수 있으면 상승기 여부 다툼에 실질적인 자료가 됩니다. 단속 당시 경찰관에게 '카페에 있다 나온 거라 수치가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면 그 진술이 기록에 남아 있는지도 확인해보세요. 처분서에 적힌 근거 조문과 위반사실 기재가 구체적인지도 꼼꼼히 읽어봐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영업직이라는 직업적 사정을 뒷받침하는 자료, 예컨대 거래처 방문 기록이나 업무 차량 이용 내역 같은 것들도 모아두면 재량권 일탈 주장을 구체화하는 데 쓸 수 있어요.
참고 법령·자료
이 자료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과 자가 점검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필요한 경우 변호사에게 확인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