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목적으로 구성한 가상 사례입니다. 실제 의뢰인의 사건이나 상담 내용을 옮긴 것이 아니며, 등장하는 인물·회사·지역·수치는 모두 가상입니다. 특정 인물이나 사건과 유사해 보여도 무관하며, 예측 수치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서울 화곡동 한 건물에서 임대인이 여러 세입자의 보증금을 동시에 돌려주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다수 피해자가 같은 건물에 묶여 있을 때 법적으로 어떤 구조로 대응해야 하는지 살펴봅니다.
사연안녕하세요, 서울 화곡동에 있는 다세대 빌라에 전세로 들어온 지 2년이 됐습니다. 계약 만료일이 올해 3월 15일이었는데, 집주인이 그때부터 지금까지 보증금 1억 2천만 원을 한 푼도 돌려주지 않고 있어요. 처음에는 '다음 세입자가 들어오면 바로 줄게'라고 했고, 저도 그 말을 믿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같은 건물 다른 층 사람들한테 조심스럽게 물어봤더니 저만 이런 게 아니었어요. 2층 세입자는 만료가 2월이었는데 역시 못 받고 있고, 4층도 작년 12월에 계약이 끝났는데 아직도 기다리는 중이라고 하더라고요. 건물 전체에서 저를 포함해 네 가구가 보증금을 못 받은 상태입니다. 금액을 다 합치면 4억 원이 넘어요. 집주인은 전화는 가끔 받는데 '곧 된다, 기다려라'는 말만 반복하고, 최근에는 아예 연락이 잘 안 됩니다. 등기부를 떼어 보니까 이 건물에 근저당이 두 개나 잡혀 있고, 채권최고액 합산이 건물 시세에 거의 육박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전입신고는 계약 당일에 했고 확정일자도 받았는데, 다른 분들은 확정일자를 늦게 받은 경우도 있다고 해요. 이 상황에서 네 가구가 함께 움직이는 게 나은지, 따로 소송을 해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경매로 넘어가면 저는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다 날리는 건가요?
근저당 채권최고액과 세입자 보증금이 겹치면 생기는 일
이 사연에서 법적으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등기부에 잡힌 근저당 규모입니다. 건물 시세에 근저당 채권최고액이 육박한다면, 경매 낙찰 대금으로 근저당권자가 먼저 배당받고 나서 세입자들에게 돌아올 몫이 얼마나 남는지가 회수 가능성의 핵심 변수가 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대항력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에게 우선변제권을 부여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우선변제권은 '확정일자를 받은 날'을 기준으로 근저당권 설정일과 선후를 따지기 때문에, 근저당이 먼저 설정됐다면 그 근저당권자보다 후순위가 됩니다. 화곡동 이 건물처럼 근저당이 이미 잡혀 있는 상태에서 임차인이 들어온 경우라면, 확정일자를 받은 시점이 근저당 설정일 이후라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아요. 이 경우 경매 배당에서 근저당권자가 먼저 가져가고, 남은 금액에서 임차인들이 순위에 따라 나눠 받게 됩니다. 다만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 제도가 있어서, 보증금이 일정 금액 이하인 임차인은 근저당보다 앞서 일부를 먼저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서울 기준 소액임차인 범위와 최우선변제액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에서 정하고 있으니, 계약 당시 기준으로 본인의 보증금이 해당 범위에 드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 부분이 피해 규모를 결정짓는 첫 번째 갈림길이에요.
여러 세입자가 같은 건물에 묶여 있을 때 배당 순위가 갈리는 지점
네 가구가 같은 건물에 있다고 해서 법적 지위가 같은 건 아닙니다. 각자 전입신고일, 확정일자 취득일, 실제 거주 시작일이 다 다를 수 있고, 그 날짜들이 배당 순위를 결정하는 기준이 됩니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모두 갖춰야 우선변제권이 생기는데, 이 두 가지 중 늦은 날짜가 우선변제권의 기산점이 됩니다. 사연에서 일부 세입자가 확정일자를 늦게 받았다고 하는데, 바로 그 시차가 같은 건물 세입자들 사이에서도 배당 순위를 갈라놓을 수 있어요. 대항력만 있고 우선변제권이 없는 임차인은 경매 낙찰자에게 임차권을 주장할 수는 있지만, 배당에서 돈을 받는 방식으로는 보증금을 회수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우선변제권이 있는 임차인은 경매 절차에서 배당요구를 해서 순위에 따라 돈을 받을 수 있어요. 실무에서는 배당요구 종기 내에 신청을 못 해서 권리를 잃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경매가 개시되면 법원 공고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여러 세입자가 함께 움직이면 정보 공유 면에서는 유리하지만, 법적 절차는 각자의 권리 관계에 따라 개별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점도 기억해둬야 합니다.
임차권등기명령, 지금 당장 신청해야 하는 이유
보증금을 못 받은 상태에서 이사를 나가야 하거나, 혹은 나가지 않더라도 자신의 권리를 보전하기 위해 쓸 수 있는 가장 즉각적인 수단이 임차권등기명령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에 따라 계약 종료 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은 관할 지방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어요. 이 등기가 완료되면 나중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더라도 기존에 취득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유지됩니다. 이사를 가지 않은 분들도 신청해두면 권리 보전 측면에서 손해가 없습니다. 신청은 임차인 단독으로 가능하고, 임대인의 동의가 필요 없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활용도가 높아요. 비용도 소송에 비하면 크지 않습니다. 이 사건처럼 임대인과 연락이 뜸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건물에 추가 담보나 가압류가 붙을 가능성도 있어서, 등기부에 자신의 임차권을 공시해두는 게 순위 보전 면에서 유리합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첫 번째 행동이 바로 이 신청이라고 봐도 무방해요. 동시에 임대인에게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해두면, 이후 소송이나 형사 고소 단계에서 의사표시 시점을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전세사기 성립 여부와 형사 고소가 실익이 있는 조건
여러 세입자가 동시에 피해를 보는 구조는 단순 채무불이행을 넘어 사기 혐의가 문제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임대인이 계약 당시부터 보증금을 돌려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하는데, 실무에서는 이 부분이 쉽지 않아요. 다만 한 건물에서 근저당 채권최고액이 이미 보증금 합산액을 초과하는 상황에서 계속 계약을 체결했다면, 임대인의 기망 의도를 추단할 수 있는 정황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을 법원이 인정해 온 흐름이 있습니다. 형사 고소는 직접적으로 돈을 받아오는 수단은 아닙니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임대인의 재산 관계가 드러나고, 수사 압박으로 합의나 변제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어서 민사 절차와 병행하는 게 실무에서 흔한 방식이에요.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고 있어서, 요건을 충족하면 피해자 인정을 받고 긴급 주거 지원이나 경매 우선매수권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도 열려 있습니다. 지금 모아야 할 자료는 계약서 원본, 전입세대 열람 내역, 등기부등본 이력, 임대인과 주고받은 문자와 통화 기록입니다. 연락이 뜸해지는 지금이 오히려 증거를 수집해 둬야 할 시점이에요.
참고 법령·자료
이 자료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과 자가 점검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필요한 경우 변호사에게 확인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