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목적으로 구성한 가상 사례입니다. 실제 의뢰인의 사건이나 상담 내용을 옮긴 것이 아니며, 등장하는 인물·회사·지역·수치는 모두 가상입니다. 특정 인물이나 사건과 유사해 보여도 무관하며, 예측 수치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전세 계약이 만료됐음에도 집주인이 월세 전환을 조건으로 보증금 반환을 미루는 상황에서 법적으로 어떤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지 살펴봅니다.
사연안녕하세요, 청주 흥덕구에 전세로 살고 있는 30대 직장인입니다. 2년 전인 2022년 11월에 보증금 1억 2천만 원짜리 전세 계약을 맺었고, 올해 11월 15일이 만기일이었어요. 계약 끝나기 두 달 전인 9월 초에 집주인한테 연락해서 계약 갱신 의사가 없다고 분명히 말했고, 이사 준비도 다 했습니다. 그런데 만기일 열흘 전쯤 집주인이 갑자기 전화해서는, 요즘 전세 내놔도 사람이 없으니 월세로 바꿔서 계속 살면 어떻겠냐는 거예요. 저는 이미 다른 곳 계약도 했고 이사도 정해진 터라 거절했죠. 그랬더니 집주인이 '그러면 보증금을 지금 당장은 못 돌려준다, 새 세입자를 구해야 해준다'고 하더라고요. 만기일인 11월 15일에 이사를 마치고 열쇠까지 반납했는데, 집주인은 아직도 보증금을 안 주고 있어요. 지금 날짜가 12월 초니까 만기 지난 지 벌써 20일 가까이 됩니다. 중간에 문자로 언제 줄 거냐고 물어보니까 '월세로 전환하면 당장 줄 필요 없는 거 아니냐, 왜 이렇게 급하냐'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어요. 저는 이미 이사 나왔고 새 집 보증금도 치른 상태라 지금 당장 돈이 필요한데, 집주인은 마치 제가 월세 전환을 거절했기 때문에 보증금이 늦어지는 게 당연하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이 집에 근저당은 없었고,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도 계약 당일에 받아 뒀어요. 이런 상황에서 제가 법적으로 뭘 할 수 있는 건지, 집주인 말대로 새 세입자가 들어와야만 보증금을 받을 수 있는 건지 너무 답답해서 글 올립니다.
집주인 논리의 어디가 법적으로 잘못됐는가
이 사연에서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부분은 집주인이 내세우는 논리 자체가 법적으로 근거가 없다는 점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4조는 임대차 기간이 끝나면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할 의무가 생긴다고 규정하고 있어요. 새 세입자를 구해야 한다거나 월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조건은 법에 없는 얘기입니다. 임대인이 보증금을 마련하는 방식은 임대인의 사정이지, 임차인이 부담해야 할 조건이 아닙니다. 월세 전환 제안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반환을 미루는 것은 법적으로는 그냥 채무불이행, 즉 돈을 안 갚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 사연에서 유리한 사실이 여럿 있어요. 계약 만기 두 달 전에 갱신 거절 의사를 통보했다는 점, 만기일에 이사를 완료하고 열쇠를 반납했다는 점,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계약 당일 갖춰 뒀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이 세 가지가 모두 갖춰진 경우는 임차인 입장에서 보증금 반환 청구의 기초가 매우 탄탄하게 서 있는 상황이에요. 반대로 만약 이사를 나가지 않은 채 반환을 요구한다면 집주인 측에서 동시이행항변을 제기할 여지가 생기는데, 이미 이사를 마쳤으니 그런 반론의 여지도 닫혀 있습니다.
지연이자 청구와 임차권등기명령, 두 가지 카드
보증금 반환이 늦어지고 있는 이상, 지연이자 문제를 먼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민법 제379조에 따라 금전채무의 법정이율은 연 5%인데, 상사거래가 아닌 일반 임대차에서는 이 기준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요. 다만 소송으로 가면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판결 선고 후부터는 연 12%의 이율이 붙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기일인 11월 15일부터 실제 반환일까지의 기간에 대해 지연이자를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은 집주인도 알아야 할 부분입니다. 그보다 더 즉각적으로 쓸 수 있는 수단이 임차권등기명령이에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은 임대차가 종료된 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미 이사를 나왔으니 전입신고가 새 주소로 옮겨졌을 텐데, 임차권등기명령을 받아 두면 이사 후에도 기존 주택에 대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유지됩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만약 집주인이 보증금을 계속 안 주면서 그 사이 집을 팔거나 근저당을 설정하는 상황이 생겼을 때 임차인의 권리 순위를 지켜주는 안전장치가 되기 때문이에요. 이 신청은 관할 법원에 서면으로 할 수 있고, 비교적 빠르게 결정이 나오는 편입니다.
보증금 반환 소송과 지급명령, 어느 쪽이 현실적인가
집주인이 계속 버티는 경우 결국 법적 절차를 밟게 됩니다. 크게 두 가지 경로를 생각해 볼 수 있어요. 하나는 지급명령 신청이고, 다른 하나는 임대차보증금 반환 소송입니다. 지급명령은 민사소송법에 따른 독촉 절차로, 다툼이 없는 금전 청구에 사용하는 간이 절차입니다. 법원이 지급명령을 발령하고 상대방이 2주 내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겨 강제집행이 가능해져요. 이의를 제기하면 통상 소송으로 전환되는데, 이 사건처럼 집주인이 월세 전환 거절을 이유로 내세우는 경우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소송으로 가면 시간이 더 걸리지만, 이 사연처럼 전입신고·확정일자·이사 완료가 모두 갖춰진 경우에는 법원이 임차인의 청구를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판단해 온 흐름이 일반적입니다. 지금 당장 챙겨야 할 증거는 계약서 원본, 전입신고 확인서, 확정일자 도장이 찍힌 계약서, 갱신 거절 통보 문자나 카카오톡 메시지, 열쇠 반납 관련 문자, 그리고 집주인이 월세 전환을 조건으로 반환을 미루겠다고 한 문자 내용입니다. 특히 마지막 문자는 집주인의 반환 거부 의사가 명확히 드러나는 증거가 되기 때문에 캡처해서 보관해 두는 게 중요합니다. 법원 가기 전에 내용증명 우편으로 반환 기한을 명시해 보내는 것도 실무에서 자주 쓰는 선행 조치입니다.
전세사기 가능성을 배제하기 전에 확인할 것들
이 사건이 단순 반환 지연인지, 아니면 더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건지는 몇 가지를 확인해 봐야 알 수 있습니다. 집주인이 새 세입자를 구해야 돌려줄 수 있다고 말하는 패턴은, 보증금을 이미 다른 곳에 써버려서 자력으로 반환할 여력이 없는 경우에도 나타납니다. 이런 경우를 속칭 '깡통전세'라고 하는데, 집의 시세나 담보 현황을 살펴보는 게 필요해요. 등기부등본을 직접 열람해서 근저당 설정 여부나 압류·가처분 내역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이 사연에서는 근저당이 없었다고 하지만, 만기 이후 설정됐을 가능성도 있으니 지금 시점에서 다시 떼어보는 게 좋습니다. 집주인이 여러 채를 운영하면서 비슷한 방식으로 전환을 요구하는 패턴이 있다면 전세사기 관련 법률의 적용 가능성도 생길 수 있는데, 그 판단은 집주인의 전체 행위 경위와 재정 상태를 봐야 해서 현재 정보만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청주 흥덕구 관할 주민센터나 LH 전세피해지원센터 같은 곳에서 상담 창구를 운영하고 있는 경우가 있으니, 서류를 챙겨서 먼저 상황을 설명하고 지원 대상이 되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현실적인 경로입니다.
이 자료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과 자가 점검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필요한 경우 변호사에게 확인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