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 부산

부산에서 사고 후 조치 안 했다고 면허 취소됐는데, 이게 맞는 건가요

정홍철 변호사2026.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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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목적으로 구성한 가상 사례입니다. 실제 의뢰인의 사건이나 상담 내용을 옮긴 것이 아니며, 등장하는 인물·회사·지역·수치는 모두 가상입니다. 특정 인물이나 사건과 유사해 보여도 무관하며, 예측 수치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부산에서 접촉사고 후 그냥 자리를 떴다가 사고 후 미조치를 이유로 운전면허가 취소된 사례. 취소처분의 재량권 일탈 여부와 불복 절차의 핵심 쟁점을 짚는다.

안녕하세요, 부산 사하구에 사는 40대 직장인입니다. 지난 3월 초, 퇴근길에 좁은 골목에서 주차된 차량 옆을 지나다가 제 차 사이드미러가 그 차 사이드미러를 살짝 건드리는 접촉사고가 났어요. 속도는 10킬로도 안 됐고, 충격이 너무 미미해서 솔직히 사고가 난 줄도 잘 몰랐습니다. 그냥 지나쳤는데, 나중에 블랙박스 영상을 본 피해차주가 경찰에 신고를 했고, 저는 조사를 받게 됐어요. 피해 차량 수리비는 38만 원이었고, 저는 바로 합의도 하고 수리비도 다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난 5월 중순에 부산경찰청에서 운전면허 취소 처분 통보가 날아온 거예요. 이유는 딱 하나, '사고 후 조치 불이행'이었습니다. 저는 도주한 게 아니라 사고 자체를 인지 못 한 거라고 설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면허가 없으면 당장 출퇴근이 불가능하고, 지방 영업직이라 차가 없으면 사실상 실직 수준입니다. 20년 넘게 무사고로 운전해 왔는데, 38만 원짜리 접촉사고 한 번으로 면허가 통째로 날아가는 게 말이 되는 건지 너무 억울합니다. 처분서에는 '도로교통법 위반'이라고만 적혀 있고 어떤 조항인지도 안 나와 있었어요. 이 처분에 불복할 방법이 있을까요? 제 상황이 구제받을 여지가 있는 건지 알고 싶습니다.

처분서에 조문이 없다는 것, 그냥 넘기면 안 되는 이유

사연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처분서에 '도로교통법 위반'이라고만 적혀 있고 구체적인 조문이 없었다는 부분이에요. 운전면허 취소·정지처분의 근거 조문은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이고, 구체적인 처분기준은 같은 법 시행규칙 제91조 제1항 [별표28]에 정해져 있습니다.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는 처분의 원인이 된 사실과 근거 법령을 구체적으로 적시해야 하고, 처분을 받은 사람이 어떤 위반사실에 대한 처분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사실을 명시해야 해요. 조문 번호도, 어떤 위반 유형에 해당하는지도 빠진 채 '도로교통법 위반'이라고만 쓴 건 이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중요한 건, 이런 절차 하자는 나중에 당사자가 그 취지를 알게 됐다고 해서 치유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다시 말해, 불복 과정에서 이미 이유를 다 알게 됐더라도 처분 당시의 하자가 소급해서 없어지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이 부분은 처분 자체의 적법성을 다투는 독립적인 논거가 될 수 있어요. 처분서 원본을 지금 당장 다시 꺼내서 어떻게 적혀 있는지 확인해두는 게 먼저입니다.

시행규칙 별표가 취소를 강제하는 건 아니다 — 재량권 심사의 구조

많은 분들이 '별표28에 취소 기준으로 나와 있으면 취소가 당연한 거 아니냐'고 생각하시는데, 법적으로는 그렇지 않아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91조 제1항의 [별표28] 운전면허행정처분기준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하고, 법원이나 일반 국민을 직접 기속하는 효력이 없습니다. 즉, 시행규칙 기준상 취소 요건에 해당한다고 해서 반드시 면허를 취소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취소가 적법하려면 취소를 정당화할 만한 중대한 공익상 필요와, 처분으로 당사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을 구체적으로 비교·형량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중요한 사실관계는 이렇게 됩니다. 충격이 극히 미미했고, 당사자가 사고 인지 자체를 다투고 있으며, 합의와 수리비 지급이 이미 이루어졌고, 20년 이상의 무사고 운전 이력이 있고, 면허 없이는 생계 유지가 불가능한 상황이에요. 반면 공익 침해 측면에서는 물적 피해가 38만 원 수준이고,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법원이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를 심사할 때는 위반행위의 내용,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 목적, 개인이 받는 불이익을 객관적으로 심리해 비교·형량하도록 되어 있어요. 이 구조 안에서 이 사건은 다툼의 여지가 충분히 있는 편입니다.

'인지 못 했다'는 주장이 유리하게 작동하는 조건과 불리한 지점

사고 인지 여부는 이 사건에서 핵심 사실 쟁점입니다. 사고를 알았음에도 그냥 간 것과, 몰랐기 때문에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귀책의 성격이 전혀 달라요. 유리하게 작동하는 사실은, 충돌 속도가 10km/h 미만이었다는 점, 피해 차량의 파손이 사이드미러 접촉 수준이었다는 점, 당사자가 블랙박스 영상을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 사고 사실을 몰랐다는 점입니다. 특히 블랙박스 영상이 중요한데, 영상에서 충격 당시 본인 차량의 거동이나 탑승자의 반응이 어떻게 나타나는지가 인지 가능성을 뒷받침하거나 반박하는 자료가 돼요. 반면 불리한 지점도 있습니다. 경찰 조사 단계에서 어떤 진술을 했는지, 당시 차에 동승자가 있었다면 그 사람이 뭐라고 했는지, 사고 후 속도를 높이거나 방향을 바꾼 정황이 영상에 잡혔는지 등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요. 지금 당장 챙겨야 할 건 본인 차량 블랙박스 원본 영상, 피해 차량 블랙박스 영상(경찰 기록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어요), 수리비 합의 영수증, 경찰 조사 진술서 사본, 그리고 운전 경력을 입증할 면허증 발급 이력입니다. 처분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행정심판은 90일, 행정소송은 90일 이내가 기본 제척기간이므로 시간이 촉박할 수 있어요.

처분 이후 지금 단계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경로

처분에 불복하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인데, 대부분의 경우 행정심판을 먼저 거치게 됩니다. 부산의 경우 부산광역시 행정심판위원회에 청구할 수 있고,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 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라는 기간 제한이 있어요. 행정심판 청구서에는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취지와 함께 앞서 짚은 쟁점들, 즉 처분서의 근거 조문 누락이라는 절차 하자,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는 실체 하자를 모두 담아야 합니다. 하나의 논거만 주장하면 나머지가 심리에서 빠질 수 있으니 가능한 논거를 함께 올리는 게 유리해요. 집행정지 신청도 같이 검토할 필요가 있어요.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 본안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 취소처분의 효력을 정지시켜 면허를 유지하는 방법인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야 인용되는 편입니다. 생계와 직결된 상황이라면 이 요건을 충족할 여지가 있어요. 처분 통보를 받은 날짜를 정확히 확인하고, 기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부터 계산하는 게 지금 당장 해야 할 첫 번째 일입니다.

TEST운전면허 처분 대응 점검답변에 따라 추가로 확인할 쟁점과 자료를 정리해보세요 →

이 자료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과 자가 점검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필요한 경우 변호사에게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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